[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수 로이킴이 뒤늦은 사과를 전했다.
로이킴은 10일 오후 2시 45분께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했다. 그는 현재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상황이다. 이에 경찰청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로이킴은 경찰 소환 시각인 오후 3시보다 15분 가량 빨리 서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소속사 측은 "경찰로부터 소환 일정을 통보받지 못했다"며 발뺌했지만, 결국 로이킴은 오후 3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깔끔한 블랙 수트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눈에 띄게 야위고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한껏 굳은 얼굴로 취재진 앞에 선 로이킴은 이날 드디어 뒤늦은 사과를 전했다.
그는 "나를 응원하고 아껴주셨던 팬분들 가족, 국민 여러분께 심려끼쳐 죄송하다. 진실되게 성실히 조사 잘 받고 나오겠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로이킴의 사과 이후 '단체대화방에 올린 음란물은 본인이 직접 촬영한 것인가' '음란물 유포가 불법인 줄 몰랐나' '마약 은어가 오간 게 사실이냐' '마약을 한 단체대화방 멤버가 있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러나 로이킴은 준비된 입장만 밝히고 다시 입을 닫았다. 그리고 서둘러 조사실로 이동했다.
로이킴이 첫 경찰조사에 앞서 사과를 전하며 돌아선 팬심도 붙잡을 수 있을지, 결백을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됐다.
로이킴은 2일 '정준영 단톡방' 멤버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구설에 올랐다. 정준영은 빅뱅 전 멤버 승리,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하 단톡방) 등을 통해 불법 촬영한 성관계 몰카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됐다. 로이킴 또한 이 단톡방 멤버로, 음란물(사진)을 유포한 혐의로 입건됐다. 로이킴은 참고인 신분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된다.
사건이 처음 발생한 뒤 로이킴 측은 "학업으로 미국에 체류 중이다. 빠른 시일 내에 조사받을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 중이다. 필요한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로이킴 측은 팬들에 대한 사과는 전혀 하지 않았다. 또 로이킴은 9일 오전 4시 20분 남몰래 기습 귀국하며 취재진을 따돌렸다. '절친' 정준영이 직접 모습을 드러냈던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이에 또 한번 논란이 야기됐다.
팬들은 로이킴 퇴출 성명을 발표했으며, 그가 아버지로부터 주식을 물려받은 서울탁주의 대표 브랜드 장수막걸리에 대한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로이킴의 뒤늦은 사과가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는 사실 미지수다.
경찰은 로이킴이 음란물을 직접 촬영한 것인지, 어떤 경위로 음란물을 유포하게 됐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 경찰은 마약 검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은 문제의 단톡방 멤버들이 '고기(대마초)', '사탕(엑스터시 합성마약)' 등 마약을 지칭하는 은어들을 주고받고, 단톡방 멤버 A씨가 마약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자 '탈색과 염색을 반복하면 모발 검사를 해도 마약 양성반응이 나오지 않는다', '수액을 오래 맞으면 소변 검사에서도 마약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등의 팁을 나눈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들이 마약을 투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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