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 '월요병 퇴치' 드라마가 됐다.
MBC 월화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김반디 극본, 박원국 연출, 이하 조장풍)은 현실감 가득한 소재들과 그 속에서 사이다를 날리는 '현실판 히어로' 조진갑(김동욱)의 조합으로 시청자들의 월요병 치료제가 되는 중이다. 지난 방송에서는 현실감 넘치는 소재들이 속속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분노 게이지를 상승시켰지만, 곧바로 '갑질 응징'의 시작을 알리며 시청자들의 마음에 훈풍이 불게 만들었다.
1회와 2회에서는 '갑질 총정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갑의 행태가 그려졌다. 운전기사를 폭행하고, 알바비를 착복하고, 또 탑승요금 2400원을 입금하지 않아 해고를 당했던 버스 운전기사의 이야기를 변형시킨 3100원 횡령 사건을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의 곰감을 샀다. 그동안 뉴스에 등장했던 사례들이 드라마 속에 적절히 녹아들며 몰입감을 증폭시킨 것. 여기에 웃음 코드를 접목시키며 '무겁지 않고 재미있게 보는' 사회고발 드라마라는 독특한 장르를 완성했다.
의욕이 없는 근로감독관이던 조진갑이 제자들을 다시 만나 열정과 의욕을 되찾는 모습들은 '사이다'로 향하는 첫 번째 포인트. 과거 조장풍이라는 별명의 체육교사였던 조진갑이 학교폭력에 휘말리며 '폭력 교사'라는 누명을 뒤집어쓰고 교직에서 물러났던 이야기의 전말이 드러났고, 다시 만난 제자 천덕구(김경남)와 "돈 받으러 가자"며 공조를 제안하는 모습도 마치 만화를 보는 듯 촘촘하게 담겼다. 천덕구는 "구대길(오대환 )한 방에 담가벌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또 그에게 "담그는 건 내가 한다. 내 방식대로"라고 말하는 조진갑의 모습이 그려지며 사제지간의 브로맨스가 그려질 것임을 예고했다.
9일 방송에서는 진정한 '사이다'가 그려졌다. 천덕구와 친구들이 수집한 증거들을 토대로 구대길이 사장으로 있는 상도여객 근로감독에 나선 조진갑은 주변에 만류에도 불구하고 조사를 시작해 주변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자료들만 쏙쏙 챙겨 넣는 센스를 발휘했다. 여기에 전직 유도선수다운 스킬로 구대길이 보낸 직원들을 상대했고, 결국 구대길과 만나게 된 조진갑이 그의 얼굴을 향해 시원하게 주먹을 날리며 "그러게 뚜껑 열리게 하지 말라니까"라고 하는 엔딩은 '사이다' 그 자체였다.
고작 방송 첫 주, 첫 발을 내딛었을 뿐이지만 '조장풍'을 연기하는 김동욱은 이미 캐릭터 그 자체로 녹아 있었다. 폭력교사라는 누명을 쓰고 근로감독관이 된 조진갑은 평범하게 살자고 다짐했지만, 억울한일을 당한 제자를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딸에게는 당당한 아빠가 되기 위해 진짜 근로감독관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섬세한 감정연기는 물론, 체중을 9kg 증량하며 외면까지 확실하게 변화시킨 김동욱의 열연에도 기대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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