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영건' 안우진(20)이 프로 데뷔 후 최다 이닝으로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안우진은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3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키움은 안우진의 호투를 앞세워 KT에 4대2로 이겼다. 안우진은 시즌 첫 승으로 웃었다. KT는 키움이 자랑하는 '유망주 4~5선발'에 속수무책으로 연패를 당했다.
키움은 올 시즌 선발진을 재정비했다. 지난해 선발로 뛰었던 한현희, 신재영 대신 팀 내 최고 유망주 투수인 이승호와 안우진을 선발 카드로 꺼내 들었다. 10년 이상을 내다본 선택이었다. 무엇보다 두 투수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규 시즌 활약이 미미했던 안우진은 포스트시즌에서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없어선 안 될 필승조 투수로 변모했다. 이승호도 깜짝 선발 카드로 등판해 가능성을 남겼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가을 야구 경험이 컸다"고 했다.
큰 경기 경험을 바탕으로 선발로 연착륙하고 있다. 이승호는 3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세 번의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따냈다. 9일 고척 KT전에선 초반 위기에도 밸런스를 찾더니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장 감독은 "포스트시즌이 본 바탕이 됐고, 빠른 공과 변화구 등을 잘 연마했다. 제구는 타고 났다고 본다. 그런 것들이 잘 어우러져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안우진도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선발로 전환한 안우진은 지난달 2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볼넷을 남발하며 5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그래도 초반 위기를 잘 넘겼다. 3일 NC 다이노스전에선 6⅓이닝 5실점(3자책점). 긴 이닝을 끌고 가다가 무너졌다. 그럼에도 장 감독은 "공격적인 피칭을 하다가 맞았다. 계속 공격적으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90구 전후로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지만, 보통 선발 투수들과 비슷한 정도다"라고 했다.
장 감독의 기대가 맞아 떨어졌다. 안우진은 공격적으로 KT 타선을 상대했다. 제구에 흔들림이 없었다. 2회 1사 후에는 유한준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범타로 위기를 넘겼다. 연속 안타는 단 한 차례도 허용하지 않았다. 7회에도 등판한 안우진은 선두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연속 내야 땅볼로 한숨 돌렸다. 장성우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3루. 위기에서 키움은 빠르게 투수를 한현희로 교체했다. 안우진의 투구수는 92개. 한현희는 대타 윤석민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실점하지 않았다.
안우진은 최고 구속 150㎞의 빠른 공을 던졌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5㎞. 슬라이더(28개)와 커브(13개)를 적절하게 섞어 프로 데뷔 최다 이닝 기록을 작성했다.
키움은 선발 걱정을 덜었다. 이승호와 안우진이 기대 이상으로 호투 중이다. 올 시즌 둘이 합작한 퀄리티스타트만 해도 5회다. 팀 퀄리티스타트 8회 중 5회를 영건 듀오가 해내고 있다.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