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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까지 맞아떨어진 김종부의 승부수, 경험+집중력 부족에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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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이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경남은 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디펜딩챔피언'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2019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E조 3차전서 후반 추가시간 두 골을 내주며 2대3으로 역전패했다. 눈 앞에서 ACL 첫 승을 놓친 경남은 2무1패로 목표인 16강 진출도 불투명해졌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이날 예고대로 총력전에 나섰다. 앞서 두 경기에서 2무에 그친 경남은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가시마를 잡아야 했다. 가시마전이 끝나면 남은 3경기 중 원정이 2경기였다. 주말 경기부터 아예 가시마전에 모든 것을 맞췄다. 경남은 6일 서울 원정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1.5군도 아닌 2군을 내세웠다. 2일 전북전과 비교해 11명을 바꿨다. 비록 서울에 1대2로 졌지만, 김종부 감독도 만족할 정도로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경남은 아꼈던 핵심 자원들을 총출동시켰다. 최전방에 김승준 김효기 투톱을 내세웠다. 허리진에는 네게바, 쿠니모토, 조던, 고경민이 자리했다. 포백은 최재수 송주훈 우주성 이광진이 포진했다. 골키퍼 장갑은 이범수가 꼈다. 쿠니모토와 조던의 빌드업을 적극 활용해, 가시마에 맞섰다.

김 감독의 전략은 효과적이었다. 경남은 젊은 선수들을 대거 내세운 가시마를 압도했다. 체력적 우위를 바탕으로 강하게 가시마를 몰아붙였다. 여기에 운까지 따랐다. 이날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었다. 기자석의 노트북이 흔들릴 정도였다. 다행히 바람은 경남 뒤쪽에서 불었다. 전반은 물론, 후반에도 경남에 유리한 쪽으로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선제골도 운이 더해졌다. 후반 11분 쿠니모토의 크로스가 이누카이의 머리를 맞고 그대로 가시마 골문에 빨려들어갔다.

기세가 오른 경남은 26분 쿠니모토의 코너킥을 조던이 감각적인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30분 송주훈의 자책골로 한골을 내줬지만, 38분 자책골을 기록한 이누카이가 박기동과 경합 중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숫적우위까지 누리며, 분위기는 완전히 경남쪽으로 쏠렸다. 김 감독의 승부수가 멋지게 맞아떨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아베의 헤더를 가나모리가 뛰어들며 마무리했다. 어이없이 동점골을 내준 경남은 집중력이 완전히 무너졌다. 세르징요에게 역전골까지 내주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 산둥 루넝(중국)과의 ACL 첫 경기에서도 2-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줬던 경남은 다시 한 번 경험 부족을 노출했다. 김 감독은 "가시마전을 구상하며 공격적으로 대비했다. 계획대로 득점을 하고, 운영도 잘했다. 하지만 리그에서 실점이 많았는데 그 부분이 끝내 잘 안됐다. 퇴장이 오히려 악재가 되며 집중력이 무너졌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같은 날 전북은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와의 G조 3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전북은 2승1패를 기록했다.

창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9일)

▶E조

가시마 앤틀러스(2승1무) 3-2 경남FC(2무1패)

▶G조

전북 현대(2승1패) 1-0 우라와 레즈(1승1무1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