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지난 7일 외야수 김대한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김태형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더 많은 경기를 뛰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판단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당초 계획과는 다른 흐름이다. 1차지명 출신 고졸 신인 김대한은 두산이 많은 기대를 걸고있는 자원이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발휘했다. 김대한의 최대 장점은 단연 타격 능력이다. 장타력도 겸비하고 있고, 기본적으로 배트에 맞히는 센스가 좋은 편이다. 또 김대한도 누구보다 의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했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스프링캠프때 시즌 구상을 하면서, 김대한을 기존 신인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키우기로 결정했었다. 두산은 그동안 신인급 선수들은 퓨처스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뛰게 해서 경험치를 쌓은 다음 어느정도 준비가 됐다고 판단했을때 1군에 불러 기회를 주는 식으로 육성을 했다. 대어급 선수일 수록 준비 기간을 오히려 길게 공들였다. 특히 두산은 야수 뎁스가 탄탄한 팀이기 때문에 신인급 선수가 단박에 주전 자리를 꿰찰 수가 없다.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 세대 교체를 진행해왔고, 성과를 봤다.
하지만 김대한에 대한 처음 계획은 1군 동행이었다. 1군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습득하게 만들 계획이었다. 쟁쟁한 선배 외야수들을 제치고 김대한이 개막 엔트리에 합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김대한은 2009년 정수빈 이후 10년만에 두산에서 개막 엔트리에 들어간 고졸 신인이다. 당시의 정수빈처럼 곧장 1군에서 경험치를 쌓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계획과는 달랐다. 김대한은 개막 이후 줄곧 엔트리를 지키긴 했지만, 출전 기회 자체가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또 심리적인 압박감 때문인지 시범경기때처럼 호쾌한 자신의 스윙을 자신있게 하지 못했다. 3월 27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한차례 선발로 나서기도 했지만, 2타수 무안타 1삼진 1볼넷으로 물러났다. 이후 김대한은 거의 대주자로만 뛰었다. 타석에 설 기회 자체가 거의 없었다.
김대한이 주춤하자 구단이 결국 결단을 내렸다. 1군 동행보다 퓨처스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뛰면서 감을 찾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결정을 했다. 당장 대타, 대수비, 대주자 요원으로 뛰는 것은 경험 많은 선수들이 훨씬 더 요긴하다. 김대한이 교체 출장으로 드문드문 나서는 것보다, 퓨처스리그에서 자신의 스윙을 하면서 자신감을 되찾는 것이 우선이다.
물론 김대한은 언제든 다시 1군에 올라올 수 있는 선수다. 그만큼 빠른 시일 내에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김대한은 아직 데뷔 첫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 가다듬고 돌아온 후 자신의 첫 안타를 언제쯤 터트리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