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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한팀 되겠다" LG 현주엽 감독의 약속, 실현 위한 선결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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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골매의 힘찬 날개짓은 끝내 마지막 정착지에 다다르지 못했다. 창원 LG 세이커스(송골매)는 결국 4강 플레이오프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LG는 지난 8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인천 전자랜드에 86대88, 단 2점차로 아쉽게 패했다. 이로써 LG는 4강 PO에서 3연패를 당하며 이번 시즌을 마감했다.

LG 현주엽 감독도, 선수들도 모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 큰 반전을 일으키며 올라온 무대였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초반 부진을 겪던 LG는 중반 이후 서서히 상승세를 타더니 결국 정규리그 3위의 성과를 냈다. 지난 시즌 처음 LG 지휘봉을 잡은 현 감독은 9위에 그쳤지만, 이번 시즌에는 선수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김시래와 김종규, 제임스 메이스 등을 중심으로 한 전술을 앞세워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어냈다. 이어 부산 KT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2승 뒤 2패로 위기에 몰렸지만, 끝내 5차전을 잡고 팀을 4강까지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6강 PO에서 5차전까지 치르느라 선수단의 에너지 소모가 너무 컸다. 베스트 전력으로 붙어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강팀 전자랜드를 상대로, 체력이 바닥까지 떨어진 LG가 승리하기는 너무나 어려웠다. 현 감독은 1차전 패배 이후부터 내내 "선수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체력적으로 힘들텐데 열심히 해주고 있다. 잘 추슬러 반전을 만들어 보겠다"고 했지만,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3차전에서도 4쿼터 중후반까지 리드를 한 적도 있었지만 리바운드의 열세로 인해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하지만 현 감독과 LG의 동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 감독은 다음 시즌까지 계약이 돼 있다. 새로운 도전을 펼쳐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래서 3차전 패배 후 현 감독도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는 "선수들도 그렇겠지만, 나도 굉장히 아쉽다. 선수들은 주어진 여건에서 굉장히 열심히 해줬다. 백업 선수들이 부상으로 많이 빠지고, 주전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부담이 돼 힘든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멤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가운데,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에는 더 좋은 팀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LG의 성장을 약속했다.

그렇다면 다음 시즌 LG가 더 높이 비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개선돼야 할까. 일단 가장 시급한 과제는 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팀의 핵심전력, 김시래와 김종규를 붙잡는 일이다. 이 둘이 빠진 LG의 전력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LG의 다음 시즌 전력 보강은 이들을 잡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다음으로는 확실한 외곽 슈터를 만드는 일이다. 플레이오프를 통해 베테랑 슈터 조성민의 기량이 명확히 떨어졌다는 것이 확인됐다. 여전히 한방을 갖고 있지만, 체력이나 스피드에서 상대의 수비를 전처럼 효과적으로 벗어나지 못했다. LG의 공격 패턴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는 외곽슛 능력을 가진 '저격수'가 꼭 필요하다. 팀내 자원을 키워내거나 외부 영입을 통해 보강할 필요가 있다. 과연 현 감독의 말대로 LG는 다음 시즌에 더 강해질 수 있을까. 비시즌에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번 시즌보다 더 높이 날거나, 아니면 다시 추락하거나. LG의 비시즌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