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형식이가 군대를 가면 면회를 가겠다!"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영화 '배심원들'(홍승완 감독, 반짝반짝영화사 제작).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배심원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판결하는 강한 신념을 지닌 원칙주의자 재판장 김준겸 역의 문소리, 청년 창업가이자 8번 배심원 권남우 역의 박형식, 늦깍이 법대생이자 1번 배심원 윤그림 역의 백수장, 요양보호사이자 2번 배심원 양춘옥 역의 김미경, 현직 무명배우로 재판보다는 일당에 관심이 많은 3번 배심원 조진식 역의 윤경호, 까칠한 합리주의자 대기업 비서실장이자 5번 배심원 최영재 역의 조한철, 이론보다 풍부한 실전 경험을 가진 무직이자 6번 배심원 장기백 역의 김홍파, 돌직구 스타일의 취업준비생이자 7번 배심원 오수정 역의 조수향, 그리고 홍승완 감독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배심원들'. 생애 처음 누군가의 죄를 심판해야 하는 배심원들과 사상 처음으로 일반인들과 재판을 함게하는 재판부까지. 보통 사람들의 가장 특별한 재판 이야기로 가정의 달인 내달 5월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전망.
특히 '배심원들'은 지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스크린에 돌아온 문소리와 재판에 진심을 다하는 열혈 배심원 캐릭터로 첫 스크린에 도전한 박형식의 신선한 조합에 눈길을 끈다. 여기에 충무로에서 정평난 '신스틸러'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조수향 등이 가세, '배심원들'에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이날 '배심원들' 제작보고회에는 지난달 20살 연상 박현권과 열애설이 불거진 조수향이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열애설 당시 침묵으로 일관했던 그가 이 자리르 통해 열애에 대한 입장을 전할지 궁금증을 낳은 것.
이날 문소리는 "시나리오를 3~4장 넘겼는데 '도데체 어떻게 된다는 거지?' 싶었다. 일단 내가 너무 궁금해서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여러 다양한 사람들이 뭉쳐 무언가를 해낸다는 지점도 흥미로웠다. 이들 외에도 다양한 인물이 출연한다. 모든 사람이 법정에서 한 팀이 돼 움직이는 과정이 우리에게도 특별했지만 관객에게도 흔치 않은 경험을 선사할 것 같았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그는 "오히려 이 작품에서 배심원 역을 맡고 싶었다. 나 혼자 '법이란 무엇인가' 등을 생각해야 했는데 외로웠다. 국민참여재판도 실제로 가서 참관도 했고 많은 여성 판사를 만나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내가 그 느낌을 담아낼 수 있을까 싶어서 무서웠다. 이 작품을 촬영하기 전까지 내가 가장 많이 했던 행동은 무언가를 읽는 것이었다. 실제로 판사들이 무언가를 계속 읽으면서 판단을 하시더라. 이 영화에 관련된, 법에 관련된 것을 많이 읽어보려고 노력했다"며 "또 법복을 입고 있으면 액션이 잘 잡히지 않는다. 고개 방향을 돌리는 것 외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답답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과거에는 무용도 해보고 핸드볼도 해보는 등 몸 쓰는걸 좋아하는 배우였는데 이번 작품은 움직일 수 없어서 당황했다. 나의 태도, 음성 등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배심원들'을 통해 첫 스크린 도전에 나선 박형식은 "일단 잠을 못잤다. 긴장도 많이 되고 설랬다. 너무 다행인 것은 선배들이 많이 계셔서 든든하다. 촬영할 때도 힘이 되고 의지가 많이 됐다. 최선을 다해 촬영했다. 많은 기대 바란다"며 "내가 아직 영화에서 주연으로 하기에는 많이 버거운 것 같다. 아직은 선배들과 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살면서 배심원 제도를 경험할 일이 없었다. 나는 물론 내 주변에도 배심원을 경험한 사람이 없었다. 많이 어려웠고 많이 배웠던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KBS2 드라마 '슈츠' 당시 천재 변호사를 연기했다. 법 조항을 전부 다 외웠어야 했는데 차에 메모지를 붙여 대사를 외울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 '배심원들'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역할이다. 항상 궁금증이 많은 아이었다. 그렇다고 꼭 편하지만은 않더라. 그런 지점이 상반돼 매력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연기하면서도 즐거웠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특히 문소리는 박형식과 호흡에 대해 "처음에는 너무 맑고 화사하고 그림같이 아름다운 청년이 오길래 놀랐다. 여러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인데 저 맑고 아름다운 사람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마치 만화에서 나온 것 같았다. 비현실적인 외모였다. 솔직하게 우리는 너무 현실적인 외모지 않나? 시간이 점차 지나더니 어느새 영화 속 권남우가 됐더라. 8번 배심원 권남우를 끌어안고 가는 영화다. 실제로 박형식에게 첫 영화인데 이런 팀을 만나 부럽다고 말해주기도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홍승완 감독은 "권남우는 사회생활 잘 못하는 순수한 사람이다. 박형식도 첫인상부터가 순수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에서 싱크로율을 봤다. 박형식을 통해 권남우가 묘하게 설득되는 부분이 있었다"며 추켜세웠고 조한철 역시 "정말 대단한 배우다. 정말 선배들에게 사랑받는 후배였고 나도 박형식이 군대를 가면 면회를 가려고 한다"고 애정을 쏟았다.
홍승완 감독은 "우리나라 최초 배심원 제도를 우연히 알게 됐고 법을 몰랐던 사람들이 진실을 찾아 나서는 모습이 흥미로울 것 같아 작품을 연출하게 됐다.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또 심판을 통해 변해가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상상했던 인물들 보다 배우들이 시나리오 속 캐릭터보다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나 역시 배심원 제도에 대해 잘 몰라 공부를 많이 해야만 했다. 당시 배심원 제도가 도입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판사를 만나기도 했다. 심판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했다. 재판이라서 사건을 다뤄야 하지 않나? 10년간 논란이 됐던 판결이 있는데 그 사건을 접하면서 참고하게 됐다. 그림자 배심원이라는 제도도 있다. 그렇게 지원하면서 여러 캐릭터를 관찰하고 참고하면서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배심원들'은 문소리, 박형식,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서정연, 조한철, 김홍파, 조수향 등이 가세했고 홍승완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5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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