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씨의 발언이 또 다른 연예계 게이트의 도화선이 될까.
황 씨는 지난 6일 오후 7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특히 황 씨는 이날 수원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마약 투약 경위에 대해 설명하면서 연예인을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2015년 처음으로 필로폰을 투약했고 이후 3년간 끊었다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다시 시작했다. 연예인 A씨의 권유로 필로폰을 다시 하게 됐다. 그만하고 싶었지만 A씨의 강요로 계속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는 그동안 경찰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지난 4일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체포된 후 구속됐기 때문에 자신의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경찰 수사에 협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때문에 경찰도 황 씨가 언급한 연예인 A씨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황 씨가 언급한 연예인은 현재까지는 A씨 1명이다. 하지만 A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연예인이나 정재계 인사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어 연예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황 씨는 2015년 5∼6월과 9월 필로폰, 지난해 4월 향정신성 의약품인 클로나제팜 성분이 포함된 약품 2가지를 불법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해 10월부터 황 씨가 '버닝썬'의 주요 고객이었으며,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버닝썬 MD 등과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고, 황 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황 씨에게 마약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B씨는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져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었다. 특히 2일 MBC '뉴스데스크'는 황 씨가 "중앙지검 부장검사? 우리 삼촌, 아빠는 경찰청장이랑 다 알아. '베프'야"라고 인맥을 과시하는 영상을 공개해 파장을 키웠다.
물론 현재까지 황 씨는 이런 의혹들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장실질심사 전 '마약 공급 혐의도 인정하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또 '아빠는 경찰청장이랑 베프(베스트 프렌드)'라고 했다는 보도에 대해 "(그런 경찰청장은) 없어요"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황 씨가 경찰 조사에서 마음이 흔들린다면 그의 입을 통해 나올 연예계와 정재계, 경찰 인사까지 사건이 어디까지 확대될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버닝썬에 버금가는 게이트로 발전된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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