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0-3으로 뒤진 삼성의 8회초 2사 만루. 구장이 술렁였다. 손주인 타석에 대타로 출전한 선수는 김동엽. 지난해까지 이 구장을 홈으로 쓰며 3년간 55개의 홈런을 쏘아올린 거포.
올시즌 첫 인천 원정.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 팬들을 만난 김동엽은 헬멧을 벗고 예의를 갖췄다. 김동엽을 응원하는 이리부 인천 팬들은 호도과자를 선물하며 여전한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선발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김동엽은 절체절명의 순간, 인천 팬들 앞에 섰다. 타석에 들어서며 모자를 벗고 친정 팬들에게 예의를 갖췄다.
상대 투수는 햄스트링 부상을 털고 이날 1군에 복귀한 SK 불펜의 핵 정영일. 김동엽은 초집중 모드로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정영일 이재원 배터리가 한수 위였다. 3연속 체인지업을 보여준 뒤 10구째 벼락같은 144㎞ 직구를 미트에 꽃았다. 스탠딩 삼진.
SK 선발 산체스는 최고 153㎞의 강속구를 앞세워 6이닝 동안 94개를 던지며 5피안타 무실점의 쾌투로 3경기 만에 시즌 첫승을 신고했다. SK 타선은 올시즌 첫 선발 전원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초반에는 집중력이 아쉬웠다. 잇달아 빅이닝 찬스를 잡고도 큰 점수를 내지 못했다. 1회 2사 만루 찬스를 무산시켰다. 2회 1사 후 연속 3안타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이어진 2사 만루 찬스를 또 한번 무산시켰다. 하지만 산체스의 호투 속에 SK 타선은 5회 1사 1,2루에서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보태며 승기를 잡았다. 박민호 정영일 김태훈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영봉승을 완성했다.
삼성은 톱타자 김상수가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갔으나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영봉패를 막지 못했다.
인천=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