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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서폴드가 펼친 '명품 투수전', 둘다 맘껏 웃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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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타고투저' 현상이 누그러지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명품' 투수전이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LG 트윈스 타일러 윌슨과 한화 이글스 워윅 서폴드가 4일 대전에서 열린 팀간 3차전서 긴장감 넘치는 선발 투수전을 펼쳤다. 두 선수 모두 개막전 선발로 나섰고, 이날이 시즌 세 번째 등판. 경기 전부터 두 에이스간 첫 맞대결로 투수전이 예상된 가운데, 둘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투구을 펼쳐 보였다.

1회초 먼저 마운드에 오른 서폴드는 2사후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준 뒤 토미 조셉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윌슨도 1회말 2사후 송광민과 제라드 호잉에게 연속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김태균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출발했다.

1회 위기를 나란히 넘긴 둘은 이후 '투구수 아끼기' 경쟁이라도 하듯 빠른 승부로 경기에 속도를 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2회초 선두 채은성을 사구로 내보낸 서폴드는 박용택을 체인지업으로 2루수 병살타로 잡은 뒤 양종민을 2루수 땅볼로 제압했다. 3회를 11개의 공으로 삼자범퇴로 막고, 4회에는 선두 오지환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김현수를 2루수 병살타, 조셉을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처리했다. 5회에도 1안타를 맞고 무실점으로 넘긴 서폴드는 6회 선두 유강남에게 125㎞ 커브를 높은 코스로 던지다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하며 다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정주현을 2루수 플라이로 잡은 뒤 이형종을 중견수 플라이, 오지환을 2루수 땅볼로 가볍게 제압했다. 7회에는 김현수, 조셉, 채은성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좌익수 뜬공, 삼진, 삼진으로 틀어막았다.

이에 맞선 윌슨은 2회말 선두 김민하를 사구로 내보낸 뒤 최재훈 노시환 오선진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안정을 찾았다. 140㎞대 초중반 직구와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6회 2사후 송광민에게 중전안타를 내줄 때까지 14타자 연속 범타로 잡아냈다. 7회에는 1사후 최재훈을 풀카운트서 볼넷으로 내보낸 뒤 노시환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해 1,2루에 몰렸으나, 오선진을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7이닝 4안타 4사구 2개, 8탈삼진, 무실점.

그러나 운명은 서폴드에게 조금 가혹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서폴드는 선두 박용택의 3루수 실책 출루, 양종민의 번트로 1사 2루의 위기를 맞았다. 유강남을 삼진 처리하는 사이 2루주자 김용의가 3루를 훔쳐 2사 3루. 송진우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몇 마디를 던진 직후 서폴드는 대타 이천웅에게 138㎞ 슬라이더를 몸쪽으로 던지다 우전안타를 얻어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8이닝 4안타 1실점(비자책).

윌슨은 자신에게 지원되는 8회초 공격의 1득점 선물을 받고 극적으로 승리 요건을 갖췄다. 그러나 설렌 마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8회 신정락이 볼넷과 폭투를 남발하며 동점을 허용해 윌슨의 선발승은 허무하게 날아갔다. 시즌 3승을 놓친 윌슨은 평균자책점을 0.43으로 낮추는데 만족해야 했다.

둘 다 맘껏 마운드에서 맘껏 웃지 못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풀린 쪽은 서폴드였다. 한화는 1-1이던 9회말 2사 1,3루서 정은원의 끝내기 우전안타로 2대1로 승리, 위닝시리즈를 완성했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