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중국 방송의 무차별 표절에 '전지적 참견시점(이하 '전참시')' 측도 뿔이 났다.
MBC 측은 3일 스포츠조선에 "전참시 중국 정식판은 현재 제작중이다. 정식 버전 타이틀은 '우리 둘의 관계'이며, 아직 방영플랫폼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7일 중국 텐센트에서 첫 방송된 '나와 나의 매니저'는 '전참시'의 정식 판권을 구입한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나와 나의 매니저'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스타와 매니저가 함께 하는 일상을 다룬 프로그램이다. 장우기, 백우, 주아문 등의 스타들은 이동중인 차에서 스태프나 매니저와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절친한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눈다.
스타보다 더 인기있는 매니저를 탄생시켰던 '전참시'와 구성이 거의 일치한다. 특히 출연자들의 캐릭터도 비슷하다. 촬영 현장에 동행했다가 좌충우돌하는 스타 때문에 당황하는 매니저의 모습은 '전참시'와 다를 바 없다. 엔터테인먼트사가 첫 직장이고, 익숙치 않은 연예계 환경에서 고생하는 사회 초년생 매니저도 등장한다. 휴게소 먹방의 이영자와 더불어 '전참시' 최고의 히트작이었던 박성광-임송 매니저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나와 나의 매니저'와 '전참시'의 확고한 차별점은 출연진이 모두 같은 회사 소속이라는 것 뿐이다. '나와 나의 매니저' 첫화는 무려 32만회를 기록했다. 이미 중국에서 스타와 매니저라는 컨셉트에 대한 관심을 휩쓴 셈이다. 정식 판권을 구입한 회사만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됐다.
과거에도 중국 방송들은 한국 미디어 컨텐츠를 무차별 표절해 논란을 부른 바 있다. 후난TV는 '삼시세끼'와 '윤식당', '효리네민박', '미운우리새끼'과 흡사한 '향왕적 생활', '중찬팅', '친애적객잔', '아가나소자'룰 제작해 원성을 샀다. '쇼미더머니', '냉장고를부탁해', '히든싱어' 등이 중국의 표절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
아이치이가 제작한 '우상연습생'은 국제 포맷인증및보호협회(FRAPA)에서 "프로듀스101(프듀)과 80% 이상 일치한다"는 진단을 받는 망신을 당했고, 결국 시즌2 '청춘요니'는 '프듀'의 정식 저작권을 구입해 제작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방송 컨텐츠 표절 사례는 무려 34편에 달했다. SBS가 10개로 가장 많고, tvN이 6개로 그 뒤를 잇는다.
일각에서는 2016년 7월부터 시작된 '한한령'을 이유로 제시한다. 하지만 이는 핑계일 뿐이다. 한국 프로그램을 그대로 중국에 방영하는 것은 '한한령'의 제재를 받지만, 판권을 구입해 중국 측에서 자체 제작하는 것은 '한한령'과 무관하다.
중국에도 실제로 판권을 구입해 리메이크하는 회사가 있다. '나는가수다'의 중국 정식 버전은 황쯔에리(황치열)라는 수퍼스타를 탄생시킬 만큼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다. '전참시' 역시 정식 프로그램이 준비중인 단계다.
반대로 표절 프로그램으로 화제성을 빼앗긴 제작사는 난감한 처지에 빠진다. 따라서 무단 표절은 단순 한국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 한중 양국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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