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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지역 파울 안돼!" '덕장'윤덕여 감독이 불같이 화낸 이유[현장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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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파주 NFC,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노란조끼, 흰조끼를 나눠입고 미니게임을 치렀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격렬한 경기중, 수비수가 페널티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파울을 저질렀다. 윤덕여 감독이 '삑!' 휘슬을 불더니 선수들 옆으로 달려갔다. "파울하지 말라니까!" '덕장' 윤 감독이 불같이 화를 냈다. 미니게임 직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손에 손을 잡고 둥글게 선 채 볼 돌리기를 하며 '깔깔', 유쾌하게 몸을 풀었었다. 위험지역, 파울 한 번에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훈련 후 윤 감독에게 그 장면을 언급하자, 윤 감독은 "그렇지 않아도 훈련 마무리 때 다시 한번 그 부분을 강조했다"고 했다.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작정하고 화를 냈다. "유럽 선수들은 킥이 상당히 좋다. 수비가 위험지역에서 프리킥을 내주는 것은 실점이나 마찬가지다. 우리 선수들이 훈련에서든 실전에서든 위험지역 파울은 절대로 해선 안된다"고 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을 뛰었던 국가대표 레전드 센터백 출신 윤 감독에게 프랑스 월드컵 수비라인은 깊은 고민이다. 월드컵과 같은 토너먼트 대회에서 수비라인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4년전 캐나다월드컵에선 임선주, 황보람, 김도연 등이 센터백 호흡을 함께했다. 철벽수비를 보여준 황보람이 월드컵 직후 결혼했고, 지난해 출산 후 몸조리를 마쳤다. 든든한 살림꾼이었던 김도연은 부상으로 인해 소집되지 못했다. '젊은 피' 홍혜지마저 이번 훈련중 부상했다.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 멤버인 신담영이 꿋꿋이 버티고 있지만, 아직 포백라인 정예 멤버는 구성하지 못했다. 오죽하면 호주 4개국 대회 직후 윤 감독은 캡틴 조소현의 보직 변경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조소현은 공격형,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두루 소화하는 윤덕여호의 대표적 멀티플레이어이자 전술의 키다. 조소현 본인이 선호하는 포지션은 미드필더지만, 어떤 위치에 놓아도 제 몫을 해내는 '조소현 시프트'는 윤 감독의 든든한 전술 옵션 중 하나다.

아이슬란드와의 2연전에서 다시 수비라인이 시험대에 오른다. 윤 감독은 "이번 아이슬란드와의 2연전을 통해 소집한 전 선수들을 기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6월 프랑스여자월드컵을 앞두고 윤 감독의 머릿속에서 이미 70~80% 정도 선수 구상이 끝났지만, 아직 깜짝 발탁 가능성은 남아 있다.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 당시에도 윤 감독은 리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왼발의 강유미를 파격 발탁해, 월드컵 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빚어낸 바 있다. 윤 감독은 아이슬란드와의 2차전에서 선수들을 점검한 뒤 15일 WK리그 개막 후 가장 최근 몸놀림까지 면밀히 살핀 후 5월 초 프랑스월드컵 소집 엔트리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윤 감독은 "김도연은 소속팀 현대제철에서 컨디션을 잘 관리해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 황보람도 출산 후 리그에 복귀할 것이다. 여자선수도 결혼 후 얼마든지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월드컵을 두 달 앞두고 귀한 A매치를 치르게 됐다. 여자축구대표팀의 아이슬란드와 A매치 2연전은 6일 오후 2시 용인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 사흘 후인 9일 오후 4시45분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잇달아 펼쳐진다. 파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윤덕여호 아이슬란드 2연전 소집 명단(총 26명)

▶GK(3명): 강가애(29·구미스포츠토토), 김정미(35·인천현대제철), 정보람(28·화천KSPO)

▶DF(9명): 신담영(26), 임선주(29), 장슬기(25·이상 인천현대제철), 정영아(29), 박세라(29·이상 경주한수원), 홍혜지(23·창녕WFC), 이은미(31·수원도시공사), 어희진(28), 하은혜(24·구미스포츠토토)

▶MF(10명): 강채림(21), 이영주(27), 이소담(25), 한채린(23·이상 인천현대제철), 강유미(28), 전가을(31·이상 화천KSPO), 조소현(31·웨스트햄유나이티드WFC), 장 창(23·서울시청), 문미라(27·수원도시공사), 이민아(28·고베아이낙)

▶FW(4명): 손화연(22·창녕WFC), 여민지(26·수원도시공사), 이금민(25·경주한수원), 지소연(28·첼시레이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