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삼성전은 KIA의 '작은 거인' 김선빈(30)의 존재감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날 김선빈은 부상에서 복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나섰다. 이미 대퇴부쪽 통증을 안고 있었던 김선빈은 지난 29일 KT전 훈련을 마친 뒤 또 다시 통증을 호소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김선빈을 KT와의 3연전 라인업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5일 만에 펼친 복귀전에서 김선빈은 자신의 가치를 여실히 드러냈다. 1-0으로 앞선 2회 1사 주자 1, 3루 상황에서 삼성 최충연의 5구를 때려 좌전 적시타로 3루 주자 최원준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올 시즌 첫 타점이었다.
김선빈이 있고 없고 차이는 수비력에서 보여졌다. 작은 체구에서도 광활한 수비 범위를 뽐냈다. 깊숙한 땅볼도 여유있게 1루로 송구했다. 승부처였던 7회 1사 주자 만루 상황에선 유도된 병살타를 안전하게 연결했다. 특히 9회 강민호의 타구가 하늘로 치솟았을 때 3루수 최원준이 머뭇거리자 재빠르게 달려와 공을 잡아냈다.
김선빈은 올 시즌 리드오프 역할을 맡고 있다. 삼성전에만 9번으로 나섰을 뿐 개막 5연전에선 줄곧 1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역시 김선빈의 역할은 많이 살아나가는 것이다. 부상 여파에도 출루율은 5할8푼1리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더 끌어올릴 필요는 있다.
무엇보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FA) 신분을 얻는다. 리드오프 복귀는 김선빈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기회다. 1번과 유격수를 병행한다는 건 분명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존재하다. 그러나 변수를 극복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경우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작은 거인'의 반등은 시작됐다. 대구=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