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평가는 이르다. 8경기를 치른 KBO리그는 환희와 한숨이 뒤섞였다. 주전들의 부상부진, 첫선을 보인 외국인 선수, 새로운 공인구 등장 등 변수가 많았다.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시작이 제일 좋다. 두 팀은 나란히 6승2패로 공동 선두를 질주중이다.
KT 위즈는 2승6패로 꼴찌. 3강으로 분류됐던 키움 히어로즈는 3승5패로 공동 6위에 처져 있다.
각 팀 사령탑들은 이구동성으로 "한번씩은 맞붙어봐야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겠다"고 입을 모은다. 9개팀과 3연전(개막 2연전 포함)을 한차례 이상 치르는 이달 하순은 돼야 전력에 대한 윤곽이 어느정도 나온다는 지적이다. 물론 리그 중반 부상 변수, 한여름 무더위 등 업다운 갈림길은 많다.
두산과 SK는 확실히 다른 팀들보다는 나은 전력이라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표본이 적다. 팀당 27경기에서 30경기를 치러보면 선발 로테이션은 5~6차례 순번이 돌게 된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리그 적응, 상대 투수나 타자에 대한 감이 오는 시기다. 익숙해지고 전력분석이 어느정도 된 뒤에 나오는 결과물이 진짜다. 이때까지는 팀내에서도 평가를 유보한다.
다소 부진하다고 해서 서둘러 2군행 등 극약처방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4월말에도 활약이 성에 차지 않는다면 적극 교체를 검토할 수 있다. 5월에 대체 외국인 선수들이 KBO리그 문을 연이어 두드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타고투저 완화는 긍정 신호 정도로 여기면 되겠다. 유의미한 변화로까지 보기는 힘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리그 평균자책점은 4.88에서 4.41로 좋아졌다. 평균득점은 5.20점에서 4.83으로 역시 하락했다. 리그 홈런은 40경기 기준으로 지난해 100개에서 올해 75개로 줄어들었다.
이를 공인구 영향으로 보기는 힘든 측면이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개막을 앞두고 공인구에 대해 1차 수시검사를 실시했지만 3세트(1세트 12구) 중 무려 두세트가 불량품이었다. 공인구 반발력을 일본프로야구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지만 실패했다. 반발력이 그대로인 공이 절반이 넘었다. 공인구 제작업체인 스카이라인은 규정에 맞는 볼을 제작하지 못했다. KBO는 1000만원의 제재금과 강력경고 조치를 내렸다. 스카이라인은 책임지고 4월말이나 5월초까지는 규격에 맞는 공인구를 제작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한달 안에 부정적인 야구계 시각을 돌려놓을 수 있을에 관심이 모아진다. 코어, 양털, 감싸는 실, 가죽 등 공인구 반발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다양하다. 단시간에 기술적인 보완이 쉽지 않다는 일부 지적이 있다. KBO는 조만간 2차 수시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