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44·미국, 세계랭킹 14위)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에서 진한 아쉬움을 삼켰다. 정상급 맞상대인 로리 매킬로이(30·북아일랜드, 세계랭킹 4위)를 16강에서 따돌리고 8강에 진출했지만 복병에게 덜미를 잡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우즈는 31일(한국시각) 텍사스주 오스틴의 오스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세계랭킹 52위인 루카스 비예레가르트(27·덴마크, 유럽투어 2승)에게 막판 역전패를 당했다. 16강에서 매킬로이에 1홀을 남기고 2홀차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한 우즈였다. 퍼트가 말썽을 부린 매킬로이는 경기후 기자회견도 거부하고 자리를 떴다. 매킬로이는 이후 자신의 SNS로 "경솔한 짓이었다. 기자회견에 임하지 않은 것은 내 불찰이다. 또 하나 소중한 것을 배웠다"고 썼다. 우즈에게 당한 패배가 그만큼 쓰라렸다는 얘기다.
이날 8강전에서 우즈는 경기초반 레이스를 압도했다. 하지만 16번홀(파5)에서 비예레가르트가 10m 이글퍼트를 성공시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우즈는 중반부터 짧은 퍼트 실수가 계속 이어져 리드 폭이 계속 줄어들었다. 결국 18번홀에서 1.2m 파퍼트가 홀을 돌아나오며 1홀 차로 졌다.
우즈는 "홀 왼쪽 끝, 중앙에서 왼쪽을 겨냥했는데 왼쪽으로 빠졌다. 샷감은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예레가르트는 "좋은 승부가 이렇게(우즈의 실수로) 끝나 다소 아쉽다"고 했다.
40대 중반인 우즈에게 하루 2라운드(16강전, 8강전)는 적잖은 체력부담이기도 했다.
비예르가르트는 매트 쿠챠(미국)와 준결승에서 격돌한다. 재미교포 케빈 나를 8강에서 누른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역시 케빈 키스너(미국)와 결승 길목에서 맞붙는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