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루키는 롯데에도 있었다.
롯데 고졸 투수 서준원이 데뷔 첫 등판에서 인상적인 피칭으로 기대감을 모았다.
서준원은 30일 잠실 LG전에 두번째 투수로 등판, 2이닝 동안 볼넷 1개만 내준 채 2탈삼진 무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사이드암스로임에도 최고 구속이 149㎞에 달할 만큼 빠른 공을 거침없이 뿌렸다. 140㎞ 중반을 꾸준히 찍는 패스트볼이 위력적이었다. 여기에 110㎞대 중반의 커브를 섞어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았다. 비록 7-0으로 크게 앞선 편안한 상황이긴 했지만 두려움 없이 이른 카운트에 공격적으로 던지는 담대함이 고졸 신인답지 않았다.
김원중의 뒤를 이어 7회 마운드에 오른 서준원은 담대했다. "마운드 위에서 위축되는 선수가 아니"라는 양상문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5번 채은성을 4구만에 115㎞ 커브로 플라이아웃 처리했다. 후속 박용택은 149㎞짜리 바깥쪽 빠른 공으로 3구 삼진. 양종민은 2구째 커브로 땅볼 처리하고 삼자범퇴로 이닝을 막았다. 8회에도 공격적 피칭은 계속됐다. 선두 타자 정상호를 145㎞ 패스트볼로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대타 서상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이천웅과 윤진호를 빠른공 승부로 각각 2구만에 범타 처리하고 임무를 마쳤다. 3루측 롯데 응원단에서 '서준원'을 연호하는 소리가 가득했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 전 "편안한 상황을 만들어줘야 하는 신인이 있고, 처음부터 강하게 써도 되는 투수가 있다. 준원이는 두번째 유형의 투수"라며 담대함을 칭찬했다. LG와의 잠실 주말 3연전에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된 서준원은 오현택의 2군행으로 잠수함이 없는 롯데 불펜진의 필승조로 활약할 전망이다.
KIA 김기훈, LG 정우영, 삼성 원태인 등 고졸 투수들의 신인왕 경쟁 구도에 강력한 복병이 나타났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