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선발에 견줄 정도로 잘하지 않았나요?"
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은 '좌완 영건' 이승호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에 웃음을 지었다.
이승호는 키움이 밀고있는 좌완 선발 요원이다. KIA 타이거즈에서 트레이드 된 이후 2군에서 기량을 갈고 닦았고, 지난해부터 불펜 요원으로 본격적인 1군 기회를 받았다. 잠재적인 목표는 선발로 자리를 잡는 것. 장정석 감독은 지난해 시즌 막판 이승호를 선발로 4차례 기용했고, 이번 시즌에는 풀타임 선발 투수를 준비하게끔 했다.
첫 등판은 성공적이었다. 2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첫 등판을 가진 이승호는 7이닝동안 6안타 6탈삼진 3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고, 팀도 연장에서 끝내기 패배를 당했지만 첫 등판부터 7이닝을 소화했다는 자체가 고무적이었다. 투구수는 94개에 불과했다. 또 1루 견제 아웃을 2개나 잡아내면서 좌완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튿날 취재진과 만난 장정석 감독은 "너무 잘하지 않았나. 거의 1선발에 견줘도 될 정도로 잘해줬다"면서 "포수 이지영과의 호흡이 정말 좋았다. 견제사 2개를 잡아낸 것도 이지영과의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로써 키움은 외국인 투수들과 최원태-안우진-이승호로 이어지는 젊은 선발진에 확신을 갖게됐다. 장정석 감독은 "4선발까지는 마음이 놓인다. 타선과 불펜도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니 곧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