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27일 SK 와이번스전에서 1-1이던 9회초 무사 1,2루 찬스를 놓친 것이 무척 뼈아팠다. 이형종이 번트를 대고 1루로 달리는 과정에서 라인 안쪽을 밟아 '수비 방해'를 선언받은 것이다. 류중일 감독이 나가 강력하게 어필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야구 규칙에도 나와 있고, 시즌 전 전지훈련서 KBO 심판진이 강조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야구 규칙 '5.09(a)(8)에는 '타자주자가 본루에서 1루 사이의 후반부를 달리는 동안 3피트 라인의 바깥쪽(오른쪽) 또는 안쪽(왼쪽)으로 달려 1루 송구를 하는 야수를 방해했다고 심판원이 판단하면 타자주자는 아웃'이라고 돼있다. 이 규정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심판진과 각 팀 감독들은 시즌 전 1루로 뛸 때는 라인 바깥쪽으로 뛰는 걸 철저히 적용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물론 각 팀 전지훈련서 이 부분에 대한 연습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형종의 주루 미스로 실점을 막은 SK는 결국 연장 승부 끝에 2대1로 승리했다. 하루가 지난 28일 SK 염경엽 감독은 전날 상황에 대해 "오른손 타자는 번트를 대면 자기도 모르게 안쪽으로 달리게 된다. 습관이다"면서 "어제 이형종도 그랬던 것 같다. 안쪽으로 계속 달려가더라"고 했다.
SK도 전지훈련 때부터 이 부분에 대한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다고 한다. 염 감독은 "오늘도 경기 전에 비디오를 보면서 선수들에게 강조할 것이다. 1루로 뛸 때와 2루 슬라이딩할 때 주의할 점을 다시 각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해당 사항을 주지시켜도 실제 경기에서는 습관이 또 나올 수 밖에 없다. 염 감독은 "쉽지는 않다. 어제 (이형종처럼)그게 정상"이라며 "감독 간담회에서 심판위원장과 이야기를 또 했다. 애매한 상황이 많으니 그럴 땐 무조건 아웃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류중일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할 말이 더 많았다. 전날 어필 상황에 대해서 "형종이가 3피트 라인이 시작되는 부분에서도 안쪽을 밟았는지에 관해 어필한 것이다. 심판은 그 이후에도 안쪽으로 뛰었다고 하는데, 나중에 영상을 보니 그런 것 같더라"고 인정하면서도 "상당히 애매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명확한 기준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류 감독은 "수비 방해 기준을 판단할 수 있는 땅볼 타구의 위치를 정했으면 한다. 타구를 잡은 수비수의 위치가 그 범위 안에 있을 때 적용하면 애매할 게 없지 않은가"라며 "3피트 라인도 지금은 표시가 안돼 있다. 선을 그어놓으면 타자주자가 인식을 하고 거기서부터는 바깥으로 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대부분의 야구장을 보면 홈플레이트와 1루 사이에 스리피트 라인이 표시돼 있지 않다. 규칙에 언급한 1루 라인의 '후반부'를 표시해 놓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