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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15초의 기적?"…틱톡의 新오디션 도전, 잘될 수 있을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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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 노래 중 한 소절, 15초가 전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면?"

틱톡이 '15초의 기적'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새로운 뮤지션 오디션을 선보인다. 하지만 그 진행과정이나 성과에는 여러모로 의문만을 남겼다.

틱톡 코리아는 28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JW 매리어트호텔 동대문에서 15초 오디션 '틱톡 스포트라이트'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틱톡 코리아의 배정현 한국 사업개발 총괄이사와 이어진 글로벌 사업개발이 참석, 틱톡의 역사와 그간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의 성과, 오디션 '틱톡 스포트라이트'에 대한 소개에 나섰다. 이어 멘토를 맡은 가수 윤도현, 윤민수, 거미, 김준수(XIA), 래퍼 다이나믹듀오(개코 최자)와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틱톡 측에 따르면 '틱톡 스포트라이트'는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진행되는 신인 뮤지션 발굴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는 15초에서 1분 미만의 음원을 제출하고, 이는 틱톡내 인기 검증(관련 영상 조회 공유수 등) 결과 및 멘토들의 심사를 거친다. 1차 예선에서 200곡, 2차 예선에서 50곡, 그리고 최종 3단계 심사에서는 10곡을 남긴다.

1분 미만의 짧은 음악과 영상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고, 실시간으로 그 인기를 검증받는 서바이벌 오디션인 셈이다. 기본적으로 신인과 아마추어 뮤지션을 대상으로 하지만, 따로 프로의 참가 자격을 제한하지도 않는다. 최종 1위에겐 2000만원, 2위부터 5위에겐 1000만원, 6위에서 10위에겐 800만원 상당의 음원 및 프로듀싱 제작비가 지원된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 임한 묵직한 네임밸류의 멘토들은 자리에 어울리지 않았다. 겸손과 진담을 섞어 "사실 저와 연관성을 찾기 힘든 오디션이다. 멘토 섭외가 된 뒤에 앱을 처음 다운받아봤다. 스마트시대의 최전선을 달리는 오디션인 것 같은데, 사실 제 음악은 디지털과 거리가 멀다(윤도현)", "이런 문화를 저도 가까이 접해보고 싶어 이 자리에 나왔다(거미)"며 민망해했다.

"영상이 없으면 음악도 의미가 없어보일 수 있는 시대다. 음악과 영상이 어우러져 15초 안에 어떤 임팩트를 줄지 궁금하다. 저희 장르(힙합)과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다이나믹듀오, "곡 하나가 사랑을 받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까지 시간의 벽을 허물어줄 것"이라는 김준수의 말이 그나마 인상적이었다. 다이나믹듀오를 제외하면 이들 멘토들의 음악적 지향점이 감정을 쌓아올려 터뜨리는 발라드(K-Soul)나 록이라는 점도 의아하게 느껴진다.

멘토들의 이날 행사 참석은 보다 진지한 음악적인 발언을 통해 '15초 오디션'이라는 특징과는 다른 무게감을 주기 위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러기엔 주어진 시간이 턱없이 짧았다. 틱톡의 역사와 이번 오디션에 대한 주최측의 소개, 그리고 홍보를 위한 MC의 질문이 길게 계속된 반면, 기자와의 질의응답은 단 3차례에 그쳤다.

그나마 행사 말미 윤도현이 "전 아날로그 뮤지션이고, 준비중인 새 앨범에는 8분짜리 곡이 있다"면서 "음악이 길다고 해서 깊다고 자신할 순 없다. 반대로 길이가 15초라고 해서 그 아티스트가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지는 알수 없는 법"이라며 진중한 모습을 보인 점이 이날의 유일한 가치였다. 윤도현은 "전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계속하고 있지만, 이제 뮤지션들도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는 게 중요한 시대다. 너무 흐름을 거부하고, 역행하고, 소통을 단절하는 것은 음악인으로서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행사가 조금씩 본 궤도를 찾아가려던 이 순간, 틱톡 측은 질문 여부를 묻지도 않고 시간 관계상이라며 질의응답을 마무리했다. 취재진들 사이에선 '이럴 거면 기자들 왜 불렀냐' '두번 묻지도 않나'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왔지만, 그대로 행사는 끝났다. 멘토들은 퇴장하고, 점심식사가 이어졌다.

차라리 이날 제작발표회에 어울리는 사람은 현장을 밝힌 프로모션 영상 속 아스트로 차은우와 위키미키 최유정이었다. 이들은 틱톡의 사용경험도 선배 가수들에 비해 풍부하고 감각적으로도 어울릴 뿐더러, 현장에서 즉석으로 이번 오디션에 응모할 영상을 찍어 올리는 시연을 보이거나 비슷한 이벤트에 참여했던 사용 후기 등을 기자들에게 소개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틱톡 스포트라이트'는 최소 15초에서 최대 1분 미만의 제한된 음원으로 아티스트들의 창의력을 겨루는 오디션이다. 참여자격에 제한은 없으나, 신인이나 아마추어가 대다수를 이룬다고 보면 휘발적이고 가벼운 오디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슈퍼스타K'나 '보이스코리아', '위대한탄생' 등의 과거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억대의 음반 제작비와 상금을 약속했음을 떠올리면, '틱톡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최종 선발되더라도 1위가 2000만원, 6위 이하는 800만원이라는 상금은 그리 많아보이지 않는다. 특히 이들 프로그램들은 선발 후 전속계약을 통해 지속적인 아티스트 케어를 약속하거나, 방송국이라는 배경을 활용해 출연자들을 측면 지원하곤 했다. 이 같은 양상은 '프로듀스101' '언더나인틴' 등 최근의 아이돌 그룹 서바이벌도 비슷한 양상을 띈다.

하지만 틱톡 측은 '틱톡 스포트라이트'에 대해 "K뮤직을 전세계에 알리는 기회다. 실시간 소통을 통해 오디션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는 자신감만 가득했다. 다소 적게 느껴지는 상금을 어떤 식으로 보완하겠다거나, 음원 유통 외에 선발된 뮤지션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케어해나갈지에 대해 적어도 이날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