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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칠테니 점수 주자"던 NC 양의지, 진짜 홈런포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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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홈런 칠테니까 그냥 2점 주자."

27일 창원NC파크. 6회초 무사 2, 3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NC 다이노스 포수 양의지가 투수 김영규에게 건넨 말이다. 2-0의 리드 상황. 데뷔 첫 등판에서 최대 위기에 몰린 후배를 다독이기 위한 한 마디였다. 김영규는 장성우를 중견수 뜬공 처리하는 과정에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실점했으나, 이후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면서 1점만을 내준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6회말 공격에 나선 NC.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김영규와의 약속을 지켰다. KT 투수 김 민을 상대로 1B2S에서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쭉 뻗어간 타구는 여유롭게 담장을 넘기면서 투런포로 연결됐다. 이 홈런으로 김영규는 데뷔 두 시즌 만에 1군 무대에서 감격적인 첫 승을 올렸다.

김영규는 "제구가 흔들리면서 어려움이 컸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마운드에 오른 (양)의지 선배가 '형이 홈런 쳐줄테니까 그냥 2점 주자'고 말하시더라"고 회상했다. 그는 "의지 선배 리드대로 던지자는 생각을 햇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양의지는 "긴장된 상황에서 (김)영규를 편하게 해주고자 마운드에 올라갔고, 그런 말을 했다"며 "그런데 신기하게 맞아 떨어졌다"고 웃었다. 그는 "사실 아직까지 모르는 친구들이 많다. 나도 배워가는 과정 아닌가 싶다"며 "최근 밸런스가 좋지 않아 타석에서 움츠러드는 느낌이 있었는데, 과감히 치자는 생각을 했다. 첫 타석에서 행운의 안타가 나오면서 결과적으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26일 KT전 동점 홈런에 이은 또 한 번의 홈런을 두고는 "(동점 홈런 뒤) 사실 '올 시즌 할 것 다 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웃은 뒤 "긴장감이 큰 상황에서 초반 일정을 치르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팀이 좋은 결과를 얻으면서 나도 힘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