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도도하고 센 이미지? 역할일 뿐이에요." 우리가 몰랐던, 사랑스러운 얼굴의 진경(46). 그녀의 변신이 반갑고 또 반갑다.
아빠의 예쁜 여사친 등장으로 엄마의 오해가 시작된 후, 사라진 가족의 평화를 되찾기 위한 막내딸 진해의 발칙하고 유쾌한 대작전을 그린 가족 코미디 영화 '썬키스 패밀리'(김지혜 감독, 영화사두둥 제작). 극중 소녀 같은 엄마 유미 역의 진경이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작품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진경은 '목격자'(2018), '마스터'(2016),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2015), '베테랑'(2015), '감시자들'(2014) 등 영화와 SBS '괜찮아, 사랑이야', KBS '하나 뿐인 내편' 등 드라마를 오가며 어떤 배역도 맞춤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언제나 대중의 신뢰를 주는 배우다. 그런 그가 오는 27일 개봉하는 '썬키스 패밀리'에서 숨겨왔던 코믹 본능까지 발휘하며 또 다시 변신한다.
극중 진경이 연기하는 유미는 학교에서는 깐깐해 보이는 선생님이지만 집에만 들어오면 소녀같이 순수하고 귀여운 아내로 변신하는 두 얼굴의 소유자. 남편 준호(박희순)과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고 과감한 애정 표현까지 즐기며 색다른 케미까지 완성했다. 개성이 넘쳐도 너무 넘치는 '썬키스 패밀리'를 이끌어온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관객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이날 진경은 부부 호흡을 맞춘 박희순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앞서 박희순은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첫인상에 대해 '편견'이 있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 진경은 "저도 연극할 때 사람들한테 '세보인다' '강하게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런 이미지가 강했다. 희순이 오빠도 워낙 강하게 생기고 그때는 진짜로 말씀이 없으셨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연극을 할 때 오빠와 우연히 자리를 같이 한적이 있었다. 희순 오빠가 딱 양반다리로 앉아서 꼼짝도 안하고 앉아있더라. 거의 5시간 넘게 화장실 한번 다녀오고 말 한마디도 안하고 정자세로 있더라.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저 사람은 예술가 스타일이구나' 싶었다"며 "그래서 이 영화에 오빠가 캐스팅 됐다고 해서 그때의 이미지가 떠올라서 '오빠가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오빠도 쟤 캐스팅을 듣고 '그렇게 센 애가 할 수 있을까?'했다더라. 그런데 오빠도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더라. 낯선 상황에 오면 긴장하는 것 같더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박희순의 '유쾌함'에 대해 덧붙였다. "오빠가 '썬키스 패밀리' 같은 작품을 좋아한다. 유쾌한 영화를 좋아하신다더라. 세고 강한 작품을 많이 하시고 마초 이미지도 있으시지만 마초 영화를 제일 싫어한다더라"며 "처음에 배우들 단톡방도 오빠가 처음 만들었고 이상항 오도방정 이모티콘도 많이 쓴다. 정말 유쾌한 사람이더라. 이 작품에 대해서는 정말 애정이 크셨다. 그리고 막내 딸 진애 역의 고은이를 너무 예뻐하고 잘 놀아주더라. 계속 안고 있더라. 굉장히 따뜻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썬키스 패밀리'에 대한 애정이 다른 영화보다 더 크고 남다르다는 진경. 그는 "우리가 이 영화를 2017년에 찍었다. 2016년 초반에 배우들을 만났는데 투자 문제로 인해 계속 촬영이 딜레이가 됐다. 스토리를 바뀌어야 투자가 된다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감독님도 원치 않으셨고 배우들도 이 영화의 색을 잃지 않기 위해 반대했다"며 "그래서 제작하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래서 촬영이 들어갔을 때 감개무량했다. 못찍는 거 아니냐는 순간도 많았다. 개봉까지도 시간이 오래걸려서 드디어 개봉하는 구나 싶고 다른 영화 보다 애착도 많이 간다. 그래서 그런지 주인 의식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경은 영화 속에서 아이를 셋이나 낳았는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금슬을 보여주는 준호와 유미 부부에 대해 "비현실적인 것 아니냐"고 묻자 "최수종 하희라 부부있지 않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정말 대단한 부부다. 최수종 씨는 머릿속에 하희라 씨 밖에 없는 분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 해 연기대상에서 시상자 하희라로부터 KBS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속 남편 최수종과 함께 베스트커플상을 받은 소감을 묻자 "최수종 선배님한테 하희라 씨의 이야기는 항상 너무 많이 들었었다. 선배님도 집에 가서 제 얘기를 많이 한다더라. 실제로 뵈니까 정말 선하신 분이다. 실제로 만나니 정말 친언니를 만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최수종의 이야기가 나온 김에 진경은 49%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KBS '하나 뿐인 내편'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특히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최수종과 연기에 대해 '영광'이라고 말했다. "최수종 선배님께 '선배님 지금까지 상대역 중에 제일 못생겼죠?'리고 물은적이 있다. 한때 정말 송중기 같은 인기를 끄셨던 분 아니냐. 그러니까 '아니야! 자기 매력있어!'라고 말씀해주시더라. 예전에 상대역을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선배님과 호흡을 맞추게 돼 영광이었다"며 "그리고 제가 원래 차화연 선배님의 왕팬이었다. 뿐만 아니라 '하나뿐인 내편'을 통해서 전설의 인물들을 눈앞에 보니까 너무 신기했다"며 웃었다.이어 진경은 '하나 뿐인 내편'과 '썬키스 패밀리'를 동시에 언급하며 '나는 사람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하나뿐인 내편'에서도 최수종 선배님도 그렇고 유이를 비롯한 후배님 선배님들이 너무 성격이 좋고 호흡이 잘 맞았고 '썬키스 패밀리'도 마찬가지였다. 보라, 슬혜, 성범이, 고은이 감독님까지 너무 착하고 선할 수가 없다. 슬혜씨는 처음 보는 순간부터 느낌이 너무 좋았고 친동생같이 느껴졌다. 같이 있으면 사람을 편안하게 하고 릴렉스 시켜주는 힘이 있더라. 작품도 작품이지만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게 감사한 기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시적이고 강한 전문직 여성을 주로 연기하다가 최근 '썬키스 패밀리'와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을 통해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맡게 된 진경은 "배우가 하나의 이미지가 박히면 다른 면을 생각하기 힘드신 것 같다"고 전했다.
'하나뿐인 내편' 감독님은 저에 대한 무한한 신뢰로 저를 홍주에 캐스팅을 해주셨다. 작가님이 저를 만나기 몇일 전에 '마스터'를 보셨더라. 저를 보시고 경계를 하시더라. 홍주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라며 걱정을 하셨다. 그런데 나중에는 작가님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고 말씀해주셨다"며 "예전에는 센 캐릭터를 많이 했을 때는 저를 알아봐도 말을 못붙이셨는데 요새는 요셔서 다정하게 거리낌 없이 말을 걸어주시더라. 많은 사랑을 받은 느낌이다"고 말했다.이어서 그는 "'하나뿐인 내편'애서 차홍주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만 부각되면 괜찮으면 캐릭터였지만 '썬키스 패밀리'에서 윰는 세 아이의 엄마는 학교 선생님이지 않나. 애 엄마인데 계속 사랑스럽기만 하면 현실감이 없으니까 상황에 맞게 표현하려고 했다"며 "사실 저는 커리어우먼에는 전혀 가깝지 않은 사람이다. 이 영화 속 유미와 더 가깝다. 사랑스럽다는 면이 아니라 평범하다는 면이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미지만 도도하다. 도도한 이미지로 먹고 사는 것 뿐이다"고 말했다.
이날 진경은 "그 전에 '감시자들' 등에서 센 캐릭터를 많이 하고 드라마에서도 딱딱하고 똑부러진 이미지가 마친 저 인 것처럼 미춰졌었는데 좀 다른 극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스킨십도 있고 걱정도 됐지만 감독님이 역할을 제안을 해주셨는데, 감독님이 저에게서 유미의 모습을 보신거라 생각했다. 제가 꼭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무조건 사랑스러웠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진경은 '하나뿐인 내편'에 이어 '썬키스 패밀'리까지 중년의 로맨스의 주인공 된 것에 대해 "이번이 마지막일까 한번더 주어질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그래서 '하나 뿐인 내편' 나홍주 역과 '썬키스 패밀리' 유미 역이 감사하다. 이런 역할을 맡겨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더 격정적인 멜로는 어떠냐고 묻자 "저는 막 격정적인 감정은 해보고 싶은데 격정적인 육체적 신은 자신이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로망'은 이창근 감독의 첫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이순재, 정영숙을 비롯해 조한철, 배해선, 진선규, 박보경, 이예원 등이 출연한다. 4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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