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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적으로 만나는 유희관에 "워낙 강속구 투수, 직구타이밍 맞춰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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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데이의 꽃은 감독간, 선수간 기싸움이다.

20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9 KBO 미디어데이 및 팬페스트' 행사에서 이들의 기싸움은 조금 특별했다. 올해 KBO리그는 사제지간 또는 같은 스태프로 일하다 적으로 만나는 케이스가 적지 않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KT 위즈 이강철 감독과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이 그렇다. 또한 FA를 통해 팀을 옮긴 양의지도 친정팀 두산 베어스를 상대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이동욱 감독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선수 생활을 할 당시 현 양상문 롯데 감독이 투수코치였다. 양 감독은 이 감독에 대해 "이 감독은 아마 가장 어린 나이에 지도자 수업을 쌓은 분일 것이다. 32살에 코치를 시작했죠. 너무 성실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보기 좋아 제가 지도자 수업을 쌓게 했다"며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경력을 쌓으면서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 감독은 2003년 은퇴 후 2004년 롯데 코치로 부임,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LG 트윈스에서도 2군 수비코치를 역임한 바 있다. 이 감독의 능력을 추천한 인물이 바로 양 감독이다. 이 감독은 "롯데 선수 시절 그만두고 진로를 고민할 당시 코치로 이끌어 주신 분이 양 감독님이다. 항상 은인처럼 생각하고 본받을 점이 많은 분"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두 사령탑은 약속이나 한 듯 올시즌 목표로 하는 상대 성적을 묻자 똑같이 "8승8패"라고 답했다. 이 감독은 "롯데는 오래된 팀이 같은 연고 지역에 있지만 훨씬 전통있는 팀이라 라이벌이라 불러줘 고마울 뿐"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 역시 코치로 자신을 도운 이강철 감독을 향해 "이 감독님에게 사실 이 자리를 빌어서 도와줘서 고마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어차피 감독으로 가실 분이었으니 제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2017~2018년 두산 2군 감독 및 1군 수석코치로 김 감독을 보좌하며 사령탑의 꿈을 키워나갔다.

이 감독은 "김 감독님의 덕담에 감사드린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셨다"면서도 "그러나 게임은 게임이다. 최선을 다해 다른 팀처럼 똑같이 (열심히 하는)경기를 하겠다"며 각오를 나타냈다.

양의지는 두산에서 오랫동안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유희관을 향해 "희관형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좋은 투수가 좋은 포수를 만든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 자리에 내가 있는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넨 뒤 "그러나 상대로 희관이형을 만난다면, 워낙 강속구 투수다 보니 직구 타이밍에 맞춰서 공략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