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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남 발목 잡은 후유증, ACL 동남아 원정 얼마나 힘들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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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는 뛴 것 같아요."

김종부 경남 감독은 첫 동남아 원정에 혀를 내둘렀다.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3라운드의 키워드 중 하나는 '동남아 원정 후유증'이었다. 지난 시즌 우승, 준우승팀인 전북과 경남이 나란히 3라운드에서 패배의 쓴 맛을 봤다. 전북은 강원에 0대1로 패했고, 경남은 포항에 1대4로 완패했다. 전북은 9년만에 강원에 당한 패배라, 경남은 개막 후 2연패에 빠졌던 포항에 당한 완패라 더욱 충격이 컸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주중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동남아 원정을 치렀다. 전북은 13일 태국 부리람, 경남은 12일 말레이시아 조호르와 맞붙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전북은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올 시즌 K리그 팀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당한 첫번째 패배였다. 경남도 상대가 골대를 세번이나 맞추는 등 행운이 따르며 가까스로 1대1로 비겼다.

후유증은 생각보다 컸다. 상대가 준비를 잘하기도 했지만, 전북-경남 모두 평소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북은 로테이션 전략으로, 경남은 아예 22세 이하 선수를 배제하고 베스트 전력으로 동남아 원정 여파를 넘으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선수들과 함께 링거까지 맞은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체력적인 부담이 커 경기가 잘 진행되지 않았다"고 했다. 처음으로 동남아 원정에 나선 김 감독은 "다녀오니 선수들의 몸상태가 3경기는 치른 것 같다. 여파가 컸다"고 고개를 숙였다.

동남아 원정은 악명이 높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팀들은 호주와 함께 동남아를 '2대 기피 원정 지역'으로 꼽는다. 가장 큰 이유는 이동 때문이다. 전북은 부리람 원정이라면 치를 떤다. 벌써 두번째지만 여전히 힘겹다. 이번 원정에서도 진이 쏙 빠졌다. 전북이 부리람을 가기 위해서는 전주에서 인천으로 이동한 뒤, 방콕까지 5시간30분간 비행을 한다. 방콕에서 태국 국내선 공항으로 40분을 이동한 뒤, 두세시간 정도 대기를 한다. 이후 한 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부리람 공항에 도착, 숙소까지 40여분간 버스로 이동한다. 전주 숙소에서 나와 부리람 숙소까지 도착할때까지 꼬박 하루가 걸린다.

더 큰 문제는 돌아올때다. 전북의 한국행 비행 탑승 시간은 14일 오후 9시45분이었다. 오후 2시 숙소를 나와 국내선 비행기에 탑승한 선수단은 오후 4시30분에 방콕에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국제 공항에 도착했지만, 태국은 탑승시간 3시간 전에야 체크인이 가능하다. 한참의 기다림 후에야 비행기를 탔고, 한국에 도착한 뒤에는 다시 전주까지 버스로 이동해야 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모라이스 감독은 "태국에서 하는 경기라고 해서 멀다고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이동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더라"고 했다.

경남 역시 힘든 여정을 겪었다. 그나마 직항 비행기를 구해 조금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직항 비행기의 시간대가 좋지 않아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조호르로 출발한 시간은 오후 9시45분이었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시간은 새벽 1시였다. 모두 수면을 취해야 하는 시간이라 선수들 모두 힘겨워했다. 특히 출발할때는 9일 인천전을 마친 직후였던만큼 더욱 힘들었다.

이동 뿐만이 아니다. 동남아 특유의 고온다습한 기후도 선수단을 괴롭힌다. 그나마 경험이 있는 전북 선수들은 잘 대처했지만, 경남 선수들은 동남아 날씨에 적응하지 못했는지 후반 체력저하로 대단히 고전했다. 몇몇 선수들은 후반 막판 발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힘든 일정을 마치고 난 뒤가 더 문제였다. 돌아오자마자 한국의 쌀쌀한 기온에 감기 환자도 속출했다. 전북 선수단의 일부 선수들은 감기로 고생 중이다. 경남 선수단도 여독이 풀리지 않아 포항전 준비과정에서 힘들어했다는 후문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