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도, 멀어도 OK.
14일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경기는 잠실구장이 아닌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펼쳐졌다. 원래대로라면 두 팀의 홈 구장인 잠실에서 열렸어야 하지만, 시범경기 기간동안 잠실구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장소 확보가 여의치 않자 결국 LG의 2군 구장에서 시범경기 2연전을 치르기로 했다.
이천 구장에서 1군 경기가 열린 것은 역대 최초다. 1군 시설이 아니라 당연히 불편한 점들은 있지만, 그래도 LG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근사한 2군 시설을 자랑한다. 2014년 8월 정식 개장한 챔피언스파크는 2군 경기장임에도 야간 조명 시설과 스탠드석 좌석 등이 잘 갖춰져있고, 전광판이나 주차, 편의 시설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겨우내 야구를 기다린 팬들은 이날 이천 구장에 운집했다. 경기가 열린 날이 평일인 목요일이고, 오후 1시에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1100명이 넘는 팬들이 이천 구장을 찾았다. 2군 구장이기 때문에 관중석은 849석. 앉을 자리가 부족해서 다수의 팬들은 서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잠실구장을 기준으로 이천 구장은 주행거리 약 67㎞, 자동차로 1시간 20분이 넘게 걸릴만큼 멀리 떨어져있다. 그러나 팬들은 이날 경기가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야구장에 모여들었고, 선수들에게 사인 요청을 하는 등 정규 시즌 경기를 방불케하는 인기를 체감하게 만들었다.
팬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이다. 2군 경기장은 그라운드나 더그아웃과 더 가깝고, 선수들의 이동 통로와도 바로 연결이 돼있기 때문에 1군 구장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친밀함을 느낄 수 있다. 또 시범경기인만큼 승패와는 상관 없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시범경기 2연전을 치르기 위해 일찍부터 분주하게 구장 단장에 나선 구단 직원들도 팬들의 열기에 뿌듯함을 느꼈다.
이천=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