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경찰이 '몰카 논란'으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는 정준영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정준영이 조사 과정에서 긴급체포가 될지도 관심이다.
정준영은 14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내자동의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했다. 포토라인에 선 정준영은 검은색 정장 차림에 긴 머리를 묶었다. 12일 인천국제공항 입국 당시의 스포티한 옷차림과 흐트러진 머리와는 대조적이었다.
정준영을 향한 의혹은 두 갈래다.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 유포 혐의와 경찰 유착 의혹이다. 경찰은 이 부분을 놓고 정준영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피의자 신분인 정준영은 긴급 체포될 수도 있다. 이날 YTN 방송에 출연한 최진녕 변호사는 "징역 3년 이상의 범죄 행위일 경우 긴급 체포가 가능하다. 불법 촬영 및 유포는 5년 이상의 범죄"라면서도 "다만 경찰 출두가 약속된 시간에 변호인을 대동해서 왔고, 경찰 조사에 자백으로 협조할 경우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가 없고 현행범이 아닌 이상 긴급체포 요건이 안될 수 있다. 그러나 혐의를 부인하거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긴급체포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어찌됐든 정준영은 법망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기 법무장관은 13일 몰카 범죄 엄벌을 선포하며 '법정 최고형'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카메라 이용한 성범죄에 대한 법정 형은 5년 이하 징역, 3000만원 미만 벌금"이라면서 "클럽 버닝썬의 유사 성관계 동영상 유출자의 경우 피해자가 여성 1명임에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준영의)이번 사안은 피해 여성이 10명 가까이 된다. 예전과 달리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 경찰이 혐의를 밝히면 그대로 재판에 넘길 수 있다. 오늘 제발로 들어가지만, 긴급 체포도 가능하다"면서 "피해자 별로 하나씩 범죄가 성립되고, 촬영과 유출은 또 별개다. 범행 자체가 20건인 셈이다. 그러면 경합범이 되서 5년 이상 징역이다 하면 최고 7년 6개월 선고가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준영은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 심려끼쳐 죄송하다. 경찰조사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말한 뒤 '휴대폰 원본 제출하냐', '범행 당시 약물 사용했냐','2016년 무혐의 당시 뒤를 봐준 경찰이 있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경찰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변호사 조언 받은 원칙적인 얘기"라면서도 "죄송하다고 하니 증거 나온 부분에 대해서는 자백 가능성이 높다. 증거 부족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할 것이다. 마약 간이 검사도 당연히 할 거다. 모발도 제출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영은 2016년 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 과정에서 몰래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지인들과 공유한 사실이 공개됐다. 경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정준영을 입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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