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확실한 카드가 없는 상황. 두산 베어스 불펜은 어떤 대안을 찾아낼까.
두산은 지난 12~13일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 원정 2연전에서 뒷문이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12일 경기에서는 이현승과 홍상삼이 중간에서 흔들려 실점했고, 13일 경기에서도 이형범-이현호-박신지-김민규-김호준까지 총 5명의 불펜진이 등판했지만 7회 만루 위기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만 4점, 장타에 패스트볼로 3점을 더 내주는 등 총 7실점했다. 7회초까지 2-0으로 앞서있던 두산은 결국 불펜 때문에 7회 7실점, 8회 2실점하면서 2대9 역전패했다. 결과보다 아쉬운 것은 내용이다. 7회에만 두산 투수들은 총 6개의 볼넷과 1개의 사구를 내주면서 한화 타자들에게 빌미를 제공했다.
물론 시범경기인만큼 승패가 중요하지는 않다. 코칭스태프도 투수들이 정해진 투구수대로, 정해진 순서대로 던지고 컨디션을 점검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아직 불펜에 대한 고민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다. 두산은 올 시즌 사실상 불펜을 다시 구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까지는 김강률, 함덕주, 이현승 등 기존 멤버에 박치국과 이영하, 곽 빈 등 영건들이 상황에 따라 투입되면서 중간을 막아냈다.
올해는 멤버 자체가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당한 김강률은 올해는 사실상 재활에만 매달려야 하고, 곽 빈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했다. 박치국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 스프링캠프를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고, 아직 시범경기 1군 선수단에 합류하지 않고있는 상황이라 개막 초반을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 전반기까지 불펜과 선발을 오갔던 이영하는 확실한 선발 요원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결국 마무리 함덕주라는 고정 멤버를 제외하고는 중간 불펜을 완전히 재편해야 하는데, 아직 확실한 카드가 떠오르지 않는다. 베테랑 최대성이나 영건 박신지 등이 캠프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으나 안정감에 있어서는 조금 더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고, 현재 선발 경쟁자들 중에서 밀린 선수들이 불펜으로 전환된다고 해도 '필승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장담은 없다. 또 좌완 권 혁은 5월부터 1군 경기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개막 후 한달 이상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현재로써는 구상이 뚜렷해질 때까지 불펜진들의 역할을 선수별로 못박지 않고, 상황에 따라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이 등판하는 방식으로 정할 수도 있다. 이제 개막까지 일주일. 김태형 감독은 마운드 스케치에 어떤 정답을 찾을까.
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