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감독이 색다른 실험에 나선다.
올 시즌 '롯데식 오프너 전략'을 꺼내들었다. 양상문 감독은 12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가진 NC 다이노스와의 2019시즌 KBO리그 시범경기를 앞두고 "시즌 초반 5선발 자리는 1+1으로 가려 한다"고 말했다.
1+1 전략은 3~4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선발급 투수를 내보내고, 뒤이어 2~3이닝 소화가 가능한 롱릴리프 투수를 내보내는 전략이다. 선발 투수 한 명이 책임지는 이닝수를 두 명이 분담하는 것. 메이저리그에서는 '오프너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여러 팀들이 이런 전략을 활용해왔다.
그런데 양상문 감독이 그리는 그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1+1으로 나설 투수를 2인 1조로 구성해 로테이션으로 꾸려가겠다는 것. 양상문 감독은 "현재 우리 팀에서 (선발 로테이션 외) 선발급으로 꼽히는 투수는 윤성빈, 송승준, 박시영, 김건국 등이 후보"라며 "1개조가 한 경기를 책임지면, 10일 동안 엔트리에서 빠지고, 다른 한 조가 5일 뒤 경기를 책임지는 식으로 운영을 해볼까 한다"고 설명했다. 즉 1+1 두 개 조가 '오프너 로테이션'을 돌게 되는 셈이다.
롯데는 대만, 일본 스프링캠프를 통해 5선발 경쟁을 진행해왔다. 윤성빈, 송승준, 박시영, 김건국 모두 경쟁 선상에 올랐던 투수. 양상문 감독은 각자 강점을 갖고 있는 이들 중 한 명을 꼽기보다, 골고루 임무를 부여해 동기부여를 만들고 능력을 극대화 하는 방향을 해답으로 찾은 모습이다. 양상문 감독은 "기존의 오프너 전략과는 약간 다른 방향"이라면서 "좋은 능력을 갖춘 투수들이 있는데, 어느 한 명만 활용하는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프너조가 빠진 자리는 다른 선수들을 채울 생각이다. 투-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2군 선수들을 올려 전력 공백을 최소화 하겠다는 생각. 양상문 감독은 "오프너조가 쉬는 기간 2군 무대에서 컨디션을 조율하면, 그 자리에는 좋은 활약을 펼치는 다른 선수들이 올라와 백업 내지 실전 활용 카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롯데식 오프너 전략은) 우리 팀에 맞는 방향을 찾다 나온 결론"이라며 "두 달 정도 운영을 해보면 정예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상문 감독은 NC와의 첫 시범경기에서 선발 투수 브룩스 레일리에 이어 송승준과 박시영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다. 송승준이 2이닝 3안타 1실점, 박시영이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았다. 13일 상동 NC전에서도 롯데는 또다른 오프너조를 실험해 윤곽을 잡을 계획이다. 새 시즌 가을야구를 1차 목표로 출발하는 롯데가 찾은 해법이 가져올 결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해=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