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몰카 파문'을 불러 일으킨 가수 정준영이 12일 긴급 귀국했다.
정준영은 11일까지 미국 LA에서 tvN '현지에서 먹힐까3' 촬영에 임했으나 이날 몰카 파문이 일며 촬영을 중단하고 긴급 귀국했다. 정준영은 오후 6시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고, 정준영이 게이트로 나오자 "성관게 몰카 왜 찍었느냐" 등 질문 세례가 쏟아졌다. 하지만 정준영은 입을 굳게 닫았다.
그는 모자를 푹 눌러 쓰고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황급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공항 주차장에서도 질문이 이어졌지만, 정준영은 여전히 입을 다문 채 검정 승합차를 타고 사라졌다.
정준영은 몰카 논란으로 사법처리가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빅뱅 출신 승리에 관련한 성접대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정준영이 승리가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등에서 불법으로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발견했다. 이에 경찰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이날 정준영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경찰은 조만간 정준영을 소환해 어떻게 동영상을 촬영하고 공유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애초 정준영은 13일 경찰에 출두한다고 알려졌지만, 서울지방경찰청은 "수사 과정에 따라 소환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 다만 내일(13일)은 정준영의 조사가 예정되어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2016년 전 여자친구와의 몰카 사건에 이어 또 한번 몰카 파문이 일며 정준영은 출연 중이었던 모든 프로그램과 예정된 공연에서 모두 빠지게 됐다. '현지에서 먹힐까3'와 tvN '짠내투어'는 물론, 2016년 몰카 사건으로 정준영이 자숙할 때도 그의 편을 들어줬던 KBS2 '1박2일'까지 모두 정준영의 하차와 출연분 통편집을 결정했다. 5월 출연 예정이었던 '뷰티풀 민트 페스티벌' 또한 12일 "소속사의 요청"이라며 정준영이 출연진 라인업에서 빠졌다고 공지했다.
승리와 정준영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때문에 2차 피해도 발생했다. 하이라이트 용준형, FT아일랜드 이홍기, 모델 허현 등이 카카오톡 대화방 참여자로 지목된 것. 용준형과 소속사 어라운드엔터테인먼트는 "개인 대화였을 뿐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들어간 적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홍기는 직접 라이브 채팅방과 브이앱 라이브를 통해 "떳떳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현 또한 에이전시를 통해 "허현은 정준영과 전혀 친분도 없고 관련도 없다.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 유포와 악성 게시물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승리 게이트에 정준영이 포함된 것도 모자라 불법으로 성관계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유포했다는 점, 한달에 10여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대중은 큰 충격과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준영에 대한 엄중 조사와 그의 연예계 퇴출을 요구하는 내용의 청원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승리에 대한 조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찰은 승리와 관련한 성접대 의혹의 정황과 증거를 파악하고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 수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승리에 대해 출국금지명령을 내리고 성접대 의혹은 물론 그가 사내이사로 재직했던 클럽 버닝썬과 관련한 마약유통 폭행 성범죄 경찰유착 탈세 등의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