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내 사랑 치유기'를 마친 배우 소유진(39)을 만났다.
소유진은 2000년 SBS '덕이'로 데뷔한 후 배우 생활 19년차를 맞았다. 쇼오락 프로그램 등의 MC를 맡으며 나다른 예능감을 보여줬고, MBC '맛있는 청혼'과 MBC '여우와 솜사탕(모두 2001)'을 통해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했다. 이뿐만 아니라 MBC '좋은 사람'(2003), SBS 시트콥 '귀엽거나 미치거나'(2005), MBC '황금물고기'(2010), JTBC '해피엔딩'(2012) 등으로 활약했다. 또 KBS2 '예쁜 남자'(2013)에서 사랑을 받았다. 같은 해 요식업계 큰손으로 불리는 백종원 대표와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두었다. 결혼 후 3년 만인 2016년에는 KBS2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으로 복귀해 사랑을 받았다. 또 같은 해 KBS 연기대상에서 장편드라마 부문 여자 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내사랑 치유기'(원영옥 극본, 김성용 연출)에서 소유진은 착한 딸이자 며느리이자 아내이고 싶은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식구들에게 그 한 몸 알뜰히 희생당했던 국가대표급 슈퍼 원더우먼 임치우 역을 맡아 열연했다. 특히 극중 최진유(연정훈)와의 러브스토리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고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배우로서의 황금기를 맞기도 했다.
소유진은 "촬영으로 치면 6개월이 넘었는데 되게 많이 허전했다. 시원섭섭해야 하는데 섭섭이 좀 더 많다. 되게 애정이 많았나 보다. 하면서. 하루 하루 알차게 찍은 드라마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소유진은 "치우가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그만큼 한 신 한 신 생각나지 않는 신이 없다. 되게 진짜 캐릭터에 애정을 듬뿍 실었던 거다. 진짜 치우가 잘됐으면 싶었고 응원을 했다. 내가 치우를 너무 사랑했나 보다"고 말했다.
소유진에게 임치우가 특히 애정이 있었던 이유는 뭘까. 소유진은 "밝고 건강한 마음이었다. 너무 욕심이 났다. 제가 애 셋인 것을 다들 아니까 애엄마 역할만 들어오겠지 싶었는 명랑하고 쾌활하고 고군분투하고, 신인 했던 역할을 했을 때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치우를 더 밝게 살려야지, 아니면 속상할 것 같았다. 초반에는 그런 얘기도 들었다. 촬영장에 가면 '어이어이'하면서 '애 엄마의 모습으로 왔으니 치우로 돌아오라'고 했다. 치우는 애가 없으니까. '애기 보다가 왔죠?'하더라. 갭이 있으니까 내가 뭔가 환경이 다른데 그런 것을 맞춰가기까지 고민도 많이 했고 주변에서 애를 써주셨다. 뭔가가 치우로 느끼는 순간부터는 너무 내가 좋아하게 됐다. 매신 매신을 흘려보낼 수가 없더라. 저도 건강해지고 마음이 밝아졌다. 뭐라도 해낼 수 있을 거 같았다. 캐릭터가 도움이 됐다 뭘 헤쳐나가는데 있어서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소유진은 "애엄마와 배우를 병행해야 하는 것은 힘들었다. 샵에 갔다가 촬영에 갔다가 하면서 노하우가 쌓이는 것이 연기자의 일이었다. 점점 익숙해졌다. 그런 것들도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상대역인 연정훈과의 공감대는 '아이'였다. 그는 "매일 애기 얘기만 했다. 애기가 요즘에 뭘 좋아하고 어쩐다. 뮤지컬 티켓도 끊어주고 그랬다. 연정훈은 진짜 딸 바보다. 그런 달달함이 딸에게도 있고, 스위트한게 흘러 넘치는 사람이다. 엄청 매너나 그런 게 있다. 주위도 잘 살피고 촬영장 분위기도 좋게 해줬다. 기분 좋게 해줬다"고 밝혔다. 연정훈은 앞서 인터뷰에서 촬영장 분위기메이커로 소유진을 꼽았다. 이에 대해 소유진은 "저희는 와서 다같이 바스트로 인사를 한 명 한 명 다 한다. 그렇게 하면 화기애애해진다. 같이 한 마디라도 더 하면서 화기애애해졌고, 드라마 시작하고 세 달 동안 모두가 이름표를 매고 다녔다. 전 스태프가. 별명으로 했다. '주정뱅이 누구' 이런 식이었다. 팀 자체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서로의 이름을 부리는 것 자체가 좋았다. 저희 드라마는 시작할 때 자막에 별명이 다 나오더라. '해피디렉터 김성용', '최강동안 원영옥' 같은 이름이 나왔다. 조금이라도 배고프다고 하면 서로서로 산다. 선생님들이 그렇게 간식을 사시고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하시더라. 선생님들과도 사이가 좋고 동료 배우들끼리도 같이 밥도 먹는 것이 전체적인 분위기가 끝까지 좋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소유진은 "주변에서 간식차를 아무리 하려고 해도 줄서다가 끝나더라. 시간과 때를 잘 맞춰야되더라"며 "주변에서 배우들도 그렇고 많이들 응원을 해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우리끼리도 선생님들이 전화해서 잘봤다고 하시고 그랬다. '그 신 좋았다'고 하셨다. 반효정 선생님이나 박준금 선생님, 이런 선생님들이 문자를 주셔서 '그 신 좋았다. 잘해보자'고 하는데 한 팀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부둥켜 안았다. 그게 다 연기로 묻어나더라. 정애리 선생님이랑은 사인을 안내도 좋으니까. 그 인자함이 좋고. 박준금 선배님도 보기만 하면 눈물이 났다. 반효정 선생님이랑도 잘 맞더라. 손만 잡아도 눈물이 났다. 이런 케미가 감사했다. 선생님들이랑 헤어지기 싫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소유진은 촬영 초반에 살을 많이 뺐다. 그는 "초반에 알바를 하고 반팔을 입어야 하니 살을 많이 뺐다. 이후 중반에 부잣집에 들어가고 옷을 좋게 입어도 되니 살이 좀 쪘다. 후반부에 멜로가 되면서 말라갔다. 너무 힘들었다. '나는 멜로의 피가 없나봐' 싶었다. 도저히 쳐다볼 수 업었다. 오빠의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았다. 제가 의지를 많이 했다. 그 오빠의 멜로 피가 제가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아서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다. 멜로 장인인가 보다"며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계속 볼 수 있지 싶게 보는데 연기할 때는 너무 힘든데 TV로 보면 빠져들더라. 나도 해보자 싶어서 보니까 나도 많이 배웠다. 나중에는 동공지진도 왔다. 그런데 매일 드라마를 보면 심쿵한다. 그 오빠의 심쿵 포인트는 늘 있지만 멜로를 하려면 그런게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나만 믿고 따라와'가 있다. 많이 배웠다. 다른 사람이랑 혹시라도 이런 게 있다면, '제 인생의 마지막 멜로라고 생각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소유진은 '내사랑 치유기'를 마친 후 예능 프로그램으로 발길을 돌린다. SBS '가로채널'의 MC와 tvN '쇼! 오디오 자키'의 MC를 맡아 활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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