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한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됐다.
두산 베어스 신인 김대한은 지난 1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연습 경기에서 강렬한 '한 방'을 날렸다. 경기 도중 교체 투입된 김대한은 두산이 4-0으로 앞선 5회초 1사에서 키움 윤정현을 상대로 우익수 방면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키움 우익수 예진원이 타구를 잘 쫓아갔지만 제대로 포구를 하지 못했고,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김대한은 그사이 베이스를 모두 돌아 홈까지 파고들었다. 기록은 3루타였다. 비록 연습 경기지만 김대한은 시범경기를 앞둔 마지막 실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차지명 신인인 김대한은 두산이 올해 가장 기대하는 선수다. 단순히 1차지명으로 뽑아서가 아니라, 그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당초 김태형 감독이나 구단은 강한 어깨와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김대한을 투수로 키울 계획이 있었지만, 선수 본인의 강력한 의지를 통해 외야수로 첫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김태형 감독은 "투수로서의 잠재력도 충분하지만, 아마 아직은 제구나 실력면에서 부족하기 때문에 스스로 재미를 못느꼈을 것이다. 투수 뿐만 아니라 타자로서의 재능도 사실 대단하다. 장타에 대한 기대치도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타자 김대한'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도 충분하다는 뜻이다.
김대한은 앞으로 두산이 미래의 주전으로 생각해 키울 자원이다. 지금 1군에서 뛰고있는 김재환이나 박건우처럼 차기 세대 교체를 대비한 신인 선수다.
하지만 김대한의 경우, 다른 신인들보다는 조금 더 많은 초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한은 지난달 일본에서 열렸던 1군 캠프도 소화할 예정이었다가 부상으로 아쉽게 불발됐지만, 2차 미야자키 캠프 막판에 합류했다.
큰 의미가 없어보여도, 김대한에게는 무척 중요한 출발이었다. 시작은 조금 늦어졌어도 1군 선배들이 어떻게 훈련하고, 실전 경기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직접 보고 느끼는 것만큼 큰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이 캠프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김대한을 부른 이유도 하나라도 체득하라는 뜻이다.
김대한의 진짜 시작은 시범경기부터다. 김태형 감독이 당장 김대한에게 홈런이나 장타를 기대하고, 대단한 결과물을 바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설사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얼마나 빨리 심리적 부담을 떨쳐내고 자신의 스윙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최종 평가가 달려있다. 그렇게 된다면 시즌 개막 후 1군 출전 기회도 예상보다 훨씬 일찍 찾아올 수 있다. 미래의 주전을 책임질 '대형 유망주'에 대한 구단의 기대치가 김대한의 어깨 위에 달려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