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2018시즌 하위 타선 고민이 유독 컸던 팀이다.
'국가대표급'인 상위-중심타선과 달리 하위 타선에선 맥없이 주저앉는 경우가 허다했다. 찬스 상황을 만드는 것은 둘째치고, 필요한 순간마저 맥없이 허공을 가르는 방망이에 팬들의 한숨이 깊었다. 후반기 막판 5강 싸움을 펼칠 수 있었던 것도 하위 타선이 살아난 것과 무관치 않다.
양상문 롯데 감독이 준비하는 롯데의 새 시즌 타선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테이블세터 자리에 카를로스 아수아헤-손아섭이 선다. 지난 시즌 톱타자였던 '안타왕' 전준우가 3번 타순으로 이동해 이대호-채태인과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한다. 1~5번을 오갔던 민병헌이 6번 타순으로 내려가고, 신본기는 맨 끝자리인 9번 타순으로 이동한다. 공격적인 테이블세터진 구성으로 중심 타선의 힘까지 크게 강화됐다. 지난 시즌 3할에 가까운 타율(2할9푼4리)과 125안타를 생산한 신본기를 9번에 배치해 상위 타선과의 연계를 꾀하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관건은 3루수와 포수가 맡게될 7~8번의 화력이다. 두 포지션은 지난 시즌 롯데의 최대 약점으로 여겨졌던 곳. 롯데가 스프링캠프에서 경쟁 구도를 통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혔다. 양상문 감독은 '내부 육성'이라는 기조 속에 경쟁을 유도하면서 가능성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1, 2차 캠프를 통해 3루에선 한동희-전병우, 포수 자리는 안중열-김준태의 로테이션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2년차 한동희는 캠프 기간 공수 전반에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김준태는 군복무-부상 등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타격감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후반기 맹활약했던 전병우와 안중열 역시 타격에선 재능을 갖춘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한방'을 터뜨려 줄 만한 힘은 충분하다.
하위 타선의 활약은 롯데가 한층 강화된 공격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불안한 마운드에서의 부담까지 더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긴 시즌을 치르며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타선의 업-다운으로 인한 기복도 줄일 수 있다.
양상문 감독은 오는 20일까지 치를 시범경기 8경기를 통해 경쟁 구도를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시범경기를 통해 '완전체'를 꿈꾸고 있는 롯데 타선, 마지막 남은 퍼즐은 하위 타선 구성이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