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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강한 2번론'의 확산, 타고투저는 계속된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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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2번론'의 확산. 멈출 줄 모른다. 실험을 넘어 보편적 트렌드로 자리매김 할 전망이다.

개막을 앞둔 각 구단 사령탑들의 타순 구상에 있어 '강한 2번'은 의미 있는 화두다. 어떤 타자를 배치하느냐에 따라 타선 전체의 그림이 달라진다.

가장 강한 타자 중 하나를 전진 배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고 파격은 키움 히어로즈다. 박병호는 더 이상 '부동의 4번'이 아니다. 파격적 2번 기용을 실험중이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10일 두산 베어스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캠프에서 박병호를 2번 타자와 3번 타자로 모두 시험해봤다. 시범경기에서도 계속 시켜보려고 한다"고 구상을 밝혔다. 파격 구상의 이유에 대해 장 감독은 "강한 타자가 앞에 서면 득점력이 올라간다고 본다. 상대 팀에 압박이 될 것이다. 2번으로 나오면 한 시즌에 40타석 정도는 더 설 수 있다. 10경기 정도 더 뛰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미 2번 타자에 이름을 올렸던 강타자들도 올시즌 더 많이 앞에서 보게될 전망이다. SK 와이번스의 41홈런 타자 한동민은 고종욱과 함께 2번으로 번갈아 기용될 예정이다. SK 염경엽 감독은 "잘치는 타자가 한 타석이라도 더 치는게 유리하다는 톰 탱고(세이버 메트리션, 야구 통계전문가)의 이론이 일리가 없는 말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지난 포스트시즌에 성과를 봤다. 동민이와 종욱이의 장점을 뽑아서 쓸 생각"이라며 '한동민 2번 카드'를 상황에 맞춰 활용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팀에서 가장 좋은 타자 3명을 1,2,4번에 배치하라'는 것이 톰 탱고의 주장이다. 실제 2번 타자로 배치된 강타자에게는 타석 기회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삼성은 지난해 2,3번을 오갔던 구자욱의 2번 전격 배치를 구상 중이다. 김한수 감독은 캠프 막판 "현재로선 (구)자욱이를 2번에 배치할 생각이다. 2번에 들어갈 때 성적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구자욱은 2번 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 3할3푼, 14홈런, 높은 출루율(0.391)을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장타율(0.601)도 높았다. 3번 타자로 더 많은 타석에 섰지만 홈런 수는 절반에 못 미치는 6개에 그쳤다. 롯데는 지난해 2,3번을 오가며 활약했던 간판타자 손아섭을 2번에 배치했다. 두산도 지난해 2번을 주로 맡았던 강타자 최주환이 건재하다.

LG도 캠프에서 장타력을 뽐낸 이형종의 2번 배치를 고민중이다. 한화도 송광민 2번 카드를 고려 중이다. KT는 박경수의 2번 배치가 유력하다.

'강한 2번론'의 확산. 이유가 뭘까. 프로야구를 휩쓸고 있는 '타고투저'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득점력이 떨어지던 스몰볼 시대에는 아기자기한 작전야구가 중요했다. 2번은 보내기 번트와 치고 달리기 등 작전 수행능력이 좋은 타자의 몫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한꺼번에 많은 점수를 쓸어담는 빅볼의 시대가 열렸다. 잘 치는 타자가 한 타석이라도 더 치는게 유리하다는 시각이 등장한 배경이다.

SBS 이순철 해설위원은 '강한 2번론'의 확산에 대해 "경기수도 많고 이제 더 이상 한두점 싸움도 아니다. 충분히 가능하고 바람직한 변화"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강한 2번에 찬성하지만 선수가 적합해야 한다. 파워,스피드,정확도를 두루 갖춘 선수여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구자욱 등을 맞춤형 선수로 언급했다.

'강한 2번론'의 확산은 올시즌 변함 없는 타고투저의 지속에 대한 현장의 예상을 반영한다. 지나친 타자 우위 시장을 완화하기 위해 공인구 반발력을 낮췄지만 큰 효과를 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강한 2번론' 속에 스며있는 셈이다. 시범경기는 12일부터 시작, 각 팀당 8경기를 치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