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이세영이 tvN 월화극 '왕이 된 남자'(이하 왕남)에서 중전 유소운 역을 깔끔하게 소화해내며 또 하나의 작품을 마쳤다.
이세영은 이 작품에서 온화하지만 강단 있는 중전 유소운을 자신의 색깔로 완성시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꾸밈없이 표현하는, 사극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직진 중전'을 그려냈다. 또 여진구와의 달달한 로맨스는 딱딱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이세영이 연기한 유소운은 이헌과 하선(여진구), 1인2역을 모두 받아들이는 인물이다. 이세영은 7일 소속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작품을 끝낸 소회를 밝혔다.
"진구 씨가 같은 배우이지만 정말 다른 인물을 그려내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몰입했던 것 같아요. 소운의 경우에는 어제와 오늘 달라지는 왕을 구별하기 보다는 기댈 사람이 왕 밖에 없어서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작은 희망을 연기해야했던 것 같아요. 진구 씨가 누가봐도 확연히 다르게 섬세한 연기를 해줘서 그것에 대한 어려움은 별로 없었어요."
그만큼 여진구의 1인2역 연기는 호평받았다. "저도 전작에서 1인2역을 해봤는데 그때는 외적으로도 많은 변화을 줬어요. 그런데 진구 씨는 똑같은 옷을 입고 다른 표현을 해야하잖아요. 정말 감탄을 많이 했어요. 정말 숨소리나 말투까지 다르더라고요. 보고만 있어도 몰입이 되는 수준이었죠."
촬영장에서 여진구가 이세영을 '누나'라고 부르진 않았다. "제가 처음부터 진구 씨를 '왕오빠'나 '진구씨''전하'라고 불렀고 진구 씨도 저를 '중전'이라고 불렀어요. 시놉상에서도 하선이 소운의 동생은 아니고 멜로라인이기 때문에 누나라고 하면 저를 어려워할 수 있잖아요. 워낙 덩치도 크고 어깨도 넓어서 촬영할 때는 정말 오빠같기도 했고요. 진구 씨하고는 10작품도 같이 하고 싶어요. 너무 같이 하고 싶은 배우예요. 몰입이 안될 때는 진구 씨 눈을 보고 몰입해서 촬영하곤 했어요"
하지만 마지막회는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2년만에 유소운 앞에 나타난 하선의 모습이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있었다.
"마지막 재회장면이 꿈이라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촬영할 때 날씨가 안좋아서 화면이 좀 뿌옇게 나왔는데 그 영향도 조금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재회장면은 해피엔딩이 맞았다. "소운이 '꿈이라면 다가오지 말고 그대로 있으라'고 하는데 다가오잖아요. 꿈이 아니라는 얘기죠."
하선이 너무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나 꿈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아픈 설정을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아픈 모습으로 나타나니까 몰입이 좀 깨지더라고요. 처음에는 팔에 붕대를 하기도 했는데 모니터를 해보니 몰입이 안되서 손에만 조그만 붕대를 하고 촬영했어요. 우리끼리는 우스개소리로 느티나무골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소운이 소나무 밑에서 기다려서 엇갈렸다고 하기도 했죠.(웃음)"
그래도 이세영은 해피엔딩이 마음에 든다. "사실 하선이 죽는 새드엔딩으로 끝났으면 저도 힘들었을 것 같아요. 너무 비극적이잖아요. 감독님이 냉정하고 약간 비관적인 스타일이셔서 촬영할 때는 결말이 혹시 새드엔딩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래도 하선이 살아서 다시 만나게 해주셔서 다행이죠."
그렇게 연기한 유소운은 이제 이세영의 '최애' 캐릭터가 됐다. "끝나고 작가님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드렸어요. 유소운이 표현도 시원시원하고 '직진'스타일이라서 너무 감사하다고요. 이런 인물을 만난 것, 내가 스스로 애정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게 진짜 감사한 일이니까요."
여진구는 이미 '호텔 델루나'에서 아이유와 호흡을 맞추기로 하며 차기작을 정했다. 하지만 이세영은 아직이다. "저는 쉽게 헤어나오는 성격이 못돼서 아직 소운이와 이별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사실 제가 아이유의 굉장한 팬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진구 씨의 전 동료니까 이 작품 촬영장에 놀러가고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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