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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스토리]'탁구대세'장우진X스승 김택수 대표팀 감독"한국탁구 다시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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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의 간절함까지…. 어깨가 더 무거워지네요."

삼일절이던 지난 1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오륜관에서 열린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4월21~28일)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탁구 대세남' 장우진(24·미래에셋대우·세계랭킹 11위)을 만났다.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에 따라 이상수(삼성생명·세계랭킹 7위)와 함께 자동 출전권을 받은 장우진은 동료들의 선발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남녀 각 5명이 출전하는 세계선수권, 랭킹순으로 이미 2명이 자동선발된 상황에서 남은 3장의 티켓을 놓고 상비 1군 에이스들이 피말리는 전쟁을 치렀다. 남자부는 사흘에 거친 토너먼트 방식이었다. 이겨야 사는 게임, 첫날 박강현(삼성생명)이 1위, 둘째날 정영식(미래에셋대우)이 1위, 셋째날 안재현(삼성생명)이 1위에 오르며 남은 티켓 3장의 주인이 확정됐다. 사흘 내내 선전했던 김동현(국군체육부대), 임종훈(KGC인삼공사) 등 쟁쟁한 에이스들이 고배를 마셨다. 장우진은 깊은 숨을 내쉬었다. "휴… 제가 선발전을 다시 치렀어도 장담할 수 없을 것같아요. 동료들의 이 간절함까지 해내야죠. 어깨가 더 무거워지네요."

4월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을 앞두고 태극마크의 무게를 감당할 준비를 마친 장우진에게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코카콜라가 후원하는 코카콜라체육대상 12월 MVP 트로피를 전달했다. 사진 포즈 요청에 트로피를 탁구라켓 삼아 드라이브, 쇼트 포즈와 함께 개구쟁이 미소를 지어보였다. "세계선수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서 꼭 코카콜라체육대상 시상식에 가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주니어세계선수권 챔피언 출신 장우진은 한국 탁구의 대세다. 1995년생 '재기발랄' 청춘이지만 탁구대 앞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한 승부사다. 지난해 7월 대전 코리아오픈에서 남자단식, 남자복식, 혼합복식을 모조리 휩쓸며 사상 첫 3관왕에 올랐다. 12월초 그랜드파이널에서 북측 파트너 차효심과 혼합복식에 나서 준우승했고, 임종훈과 남자복식에서 우승했다. 지난해말 남녀탁구종합탁구선수권에서 단식, 복식을 휩쓸었다. 지난 1월 말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에서도 당당히 조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국 남자탁구의 레전드' 김택수 감독이 그의 스승이자 멘토다. 장우진의 소속팀인 미래에셋 대우 사령탑인 김 감독은 2017~2018년에 이어 2019~2020년에도 남자대표팀 감독을 맡게 됐다. 남녀대표팀은 4일 진천선수촌에서 공식 훈련을 시작했다. 2019년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개인전), 2020년 부산세계선수권(단체전),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애제자' 장우진의 활약을 누구보다 믿고 있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 김 감독은 "우진이가 그동안 정말 많이 성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제는 그냥 가능성이 아닌, 기회다. 기회가 주어졌으니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진이가 해야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늘 우진이를 가까이서 지켜봐왔다. 스스로 무엇을 할지 아는 선수다. 지금처럼 뜨거운 탁구 열정,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갖고 간다면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며 믿음을 표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장우진도 레전드 스승 앞에서 자신의 꿈을 또렷이 밝혔다. "제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입니다. 첫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습니다."

장우진은 세계 무대에서 기죽는 법이 없다. 시원한 포어드라이브에 웬만한 랠리에선 밀리지 않는다. 중국 톱랭커와의 기 싸움, 수 싸움에서도 지지 않는다. 눈부신 성장의 비결을 묻자 장우진은 "김택수 감독님이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또 투어대회에서 이기다보니 자신감이 올라갔다. 신이 나면 상승세를 타는 스타일"이라고 답했다. "안좋을 때는 슬럼프도 온다. 더 좋은 선수가 되려면 기복을 줄여야 한다"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기술적으로도 아직 할 일이 많다. 포핸드는 괜찮은데 백핸드는 아직 부족하다. 한번이 아니라 2~3개 연속으로 하는 것, 디펜스에서 견디고, 좀더 과감하게 하는 부분을 훈련해야 한다"고 했다.

2017년 첫 개인전 도르트문트세계선수권은 시련이었다. 남자단식 32강에서 '독일 톱랭커' 티모 볼을 만나 조기탈락했다. 2년만의 개인전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단식 8강 이상의 성적을 목표 삼았다. 올시즌 목표는 세계랭킹 톱10, 탁구 선수로서의 영원한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

주니어 세계챔피언이 다시 시니어 무대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1988년 서울올림픽 유남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유승민 이후 또다시 16년만에 금메달 기적을 만날 수 있을까. 장우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꾸 말하고 생각하다 보면 가까이 간다. 오직 그것 하나만을 생각하고 있다. 2017년 김 감독님이 대표팀을 맡으셨을 때 한국 탁구가 어렵다고 하셨다. 그날 이후 다함께 정말 열심히 달려왔다. 그때의 초심으로 더 절실히 훈련할 것이다. 우리 모두의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 충분히 할 수 있다." 진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