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캠프, 막바지다.
슬슬 짐을 꾸릴 시기. 시범경기를 거치면 개막이 코 앞이다. 역대로 가장 빠른 개막전. 23일 5개 구장에서 팡파르를 울린다.
개막하면 딱 떠오르는 관심 단어. 개막 선발이다. 과연 올해는 '용병 천하'를 뚫고 토종 자존심을 지킬 선수가 있을까. 있다. KIA 에이스 양현종(31)이다. KIA를 넘어 프리미어12 대표팀 에이스를 다툴 국내 최고의 투수. 그 명성 그대로 개막 선발로 낙점됐다.
지난해 토종선발은 딱 하나 있었다. 삼성 윤성환이었다.
개막 선발은 남다르다. 팀의 시즌 144경기를 시작하는 상징성이 있다. KIA는 에이스 양현종의 자존심을 개막 선발이란 이름으로 세워줬다. 10개 구단 선발 구성을 살펴볼 때 올시즌 개막전 토종선발 가능성은 양현종과 SK 김광현, 둘 뿐이다.
양현종은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착실히 끌어올리고 있다. 5일 첫 실전 경기에서 가볍게 35개를 던지며 구위를 점검했다.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릴 삼성과의 연습경기에 세 번째 투수로 등판, 2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144㎞,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밸런스가 조금 좋지 못해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가지 못했다"고 했지만 큰 문제 없는 무난한 출발이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실전 피칭을 마친 양현종은 이틀 후 불펜 피칭을 한번 더 소화한 뒤 귀국해 시범경기를 준비한다. 시즌에 맞춰 조금씩 공 개수를 늘려갈 예정.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양현종은 "이닝 등 수치적인 목표는 없다. 그저 끝까지 안 아프게 시즌을 마무리 하는 것"라고 말했다. KIA를 넘어 대한민국 최고 투수로 우뚝 선 양현종의 2019년. 어느덧 천연기념물이 된 '토종 개막선발'로 힘차게 출발한다.
오키나와(일본)=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