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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던지면 좋고, 못던져도 괜찮은 새 외국인 투수. 결국 정규시즌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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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지훈련에서 야구팬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새 외국인 투수들의 모습이다.

외국인 투수들이 원-투 펀치를 맡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성적에 따라서 팀 순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시즌엔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와 재계약을 한 두산 베어스를 제외한 9개 팀이 최소 1명의 외국인 투수를 바꿨다.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 등 5개 팀은 2명 모두 교체했다.

이들은 전지훈련 초반부터 좋은 평가속에 준비를 해왔고, 최근 연습경기서 조금씩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성적은 천차만별이다. 초반부터 좋은 피칭을 하는 투수들도 있고, 뭇매를 맞고 많은 실점을 하는 경우도 있다.

KT의 강속구 투수 라울 알칸타라는 두차례 연습경기에 등판했는데 150㎞가 넘는 빠른 공을 앞세워 2이닝,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변화구에 대해선 아직 물음표가 있지만 강속구는 분명히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었다.

메릴 켈리를 메이저리그로 보내고 데려온 브록 다익손은 한국팀과의 첫 실전등판에서 실망감을 안겼다. 지난 4일 한화전에 나온 다익손은 1⅓이닝 동안 46개의 공을 뿌리며 볼넷 3개를 내주면서 2안타 1실점했다. 밀어내기 볼넷까지 내주는 등 제구력이 좋지 않았다. 한화의 채드 벨도 지난달 28일 KIA와의 연습경기서 3이닝 동안 4안타 4실점(3자책)을 했고, 워익 서폴드도 지난달 25일 삼성과의 경기서 3이닝 동안 3안타(1홈런) 1볼넷 2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부분의 외국인 투수들이 실점을 하면서 아직은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새 외국인 투수들이 불펜 피칭을 하고 라이브피칭을 할 때까진 대부분 좋은 평가를 내린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얘기하면서 기대감을 가진다.

전지훈련의 실전 피칭에서도 마찬가디다. 잘 던지면 연습 때 봤던게 맞다며 더욱 기대감이 높아진다. 연습경기에서 부진했다고 해서 기대감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코칭스태프는 투수의 피칭이 좋지 않을 땐 "정규시즌에서 문제점이 나타나는 것보다는 지금 문제점을 보이는게 낫다. 그래야 안좋은 부분을 고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초반엔 코치들이 문제점을 말해줘도 듣지 않고 자기 스타일대로 던지겠다고 고집을 피우다가 한국 타자들에게 얻어맞은 뒤에야 고쳐야할 부분에 대해 코치들의 조언을 듣는 경우도 있다.

잘던지면 좋고 못던져도 괜찮은 전지훈련의 연습경기인게 사실이다. 연습경기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고, 시범경기 심지어 정규시즌 초반에도 좋지 않았다가 좋은 피칭을 하는 투수들도 있었기 때문에 연습경기의 모습만으로 섣불리 판단하기엔 이르다. 반면 연습경기에서 좋은 피칭을 해 기대감을 높였으나 이후 정규시즌에서 뭇매를 맞고 일찍 쫓겨나는 투수들도 있었다.

새로 온 총 14명의 외국인 투수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몇 명은 시즌 초중반에 짐을 쌀 수도 있다. 구단으로선 그 판단을 빨리 내려야 외국인 투수 공백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결국은 정규시즌에서 갈리는 외국인 투수 농사. 아직은 모르는 미래라서 더욱 매의 눈으로 투수들을 관찰해야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