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한민국 1세대 스피드스케이팅 스타 이영하씨(63)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가 앓았던 담낭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담낭암은 담즙을 보관하는 담낭(쓸개)에 생기는 모든 악성종양을 말하는데, 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려운 병으로 알려져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주광로 교수와 함께 담낭암의 주증상과 진단, 치료에 대한 방법을 정리했다.
▶답즙 보관하는 담낭(쓸개)에 생기는 악성종양
담낭은 간에서 분비된 담즙을 보관하는 기관으로 간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다. 담낭에 생기는 모든 악성종양을 담낭암이라고 하며 이중 80%는 담낭 선암종이다.
작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암 발생건수는 22만9180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담낭·담도암(C23~C24)은 6685건이었고, 그 중 담낭암(C23)은 2554건으로 나타났다.
담낭·담도암의 남녀의 성비는 1.1대1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했다. 남녀를 합쳐서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36.3%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4.7%, 80대 이상 24.1%의 순이었다.
▶초기 증상 없어 조기 진단·치료 어려워
담낭암은 일반적으로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어서 조기 발견이 어려운 암으로 알려져 있다. 또 증상이 있다고 해도 체중감소, 복통, 피곤함, 식욕부진, 황달 등 다른 소화기계통에 문제가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들과 뚜렷한 구분이 어려워 조기발견이 더 어렵다. 그래서 구체적인 증상이 나타난 후에 진단을 받게 되면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조기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며, 복부 팽만감, 소화 장애 같은 증상이 있다면 병원 진료를 통해 정확히 어느 부분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담낭암 진단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복부초음파 검사, CT, MRI 등의 영상학적 검사를 하게 되며, 최근에는 정밀초음파를 담낭에 인접해서 검사를 하는 내시경초음파검사(EUS)가 각광을 받고 있다.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병행 치료
담낭암은 종양의 진행정도, 크기와 위치, 병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이나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를 한 가지 방법,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요법을 병행해서 실시한다. 암세포가 담낭의 점막 층에 국한된 초기 담낭암의 경우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담낭암 환자의 절반 이상은 진단 시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수술을 하더라도 암이 침범한 범위에 따라 담낭은 물론 주변 장기와 조직가지 함께 절제하기도 하며,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주 교수는 "수술이 힘든 경우나 수술 이후 남아있는 암세포의 성장을 막기 위해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을 병행,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