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내야수 이학주가 또 한번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학주는 25일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연습경기에 톱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학주는 그동안 캠프 연습경기에서 주로 유격수로 출전해왔다. 유격수 이학주-2루수 김상수 조합이 이날은 바뀌었다. 김상수를 유격수에 두고 처음으로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학주 관전 포인트는 두가지. 2루수로서의 콤비플레이와 테이블 세터로서의 밥상 차리는 능력이었다. 결론은 둘 다 합격이었다. 이학주는 2루수로도 날렵한 움직임을 보였다. 땅볼 때 1루주자 태그 플레이도 선보였고, 잰 걸음으로 얕은 뜬공도 처리했다. 포지션의 생소함이나 실전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테이블세터로서의 공격 능력도 인상적이었다.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서폴드에게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던 이학주는 2-8로 크게 뒤지던 3회 무사에 선두타자로 나서 투수 옆을 빠르게 빠져나가는 중전 안타를 날렸다. 볼카운트 2-2를 만든 이학주는 서폴드의 5구째 패스트볼을 빠른 스윙으로 안타를 만들어냈다.
2-11로 뒤진 5회 2사 후에는 한화 두번째 투수 박주홍을 만났다. 왼손 투수에 대한 적응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타석. 때마침 박주홍의 구위는 날카로웠다. 이학주는 박주홍의 바깥쪽 공 2개를 모두 흘려보냈다. 존에서 빠졌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0-2의 불리한 볼카운트. 아웃코스를 넓게 잡아주는 주심의 콜은 보고난 이후라 유인구 대처가 쉽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한화 배터리는 몸쪽에 바짝 붙는 공에 이어 바깥쪽 떨어지는 유인구를 던졌다. 이학주는 둘 다 꾹 참아냈다. 2-2에서 몸쪽 공을 이학주는 기다렸다는 듯 풀스윙으로 잡아당겼다. 쏜살 같이 날아갔지만 라인을 벗어난 2루타성 파울. 타석에서 자신감이 넘쳤지만 흥분하지 않았다. 이후 아웃코스 살짝 높은 패스트볼을 골라내 풀카운트. 이학주가 바깥쪽 공에 반응하지 않자 한화 배터리는 몸쪽으로 빠른 공을 붙였다. 하지만 이학주는 이 마저 참아내며 1루로 걸어나갔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투수와 싸울줄 아는 능력은 테이블 세터에서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우완 선발일 경우 톱타자 박해민에 이어 2번 타자로의 기용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학주는 1루에서 대주자 박계범으로 교체됐다. 3타석 2타수1안타 볼넷 1개의 만점활약. 이학주는 이전 자체 청백전에서 홈런을 날리는 등 중장거리 타자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