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111년만의 폭염으로 인해 냉방기 사용이 크게 늘면서 지난 한 해 가정용 전기 사용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4일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사용된 전기 총량은 전년보다 3.6% 늘어난 52만6149GWh였다. 이중 가정용 전기 사용량이 전년(6만8544GWh)보다 6.3% 증가한 7만2895GWh, 산업용 전기 사용량은 2.5% 증가한 29만2999GWh, 상점·사무실·학교 등에서 쓰이는 일반용 전기는 5.1% 늘어난 11만6934GWh였다.
특히 가정용 전기 사용량은 1993년 전력통계를 집계한 이래 25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7만GWh를 넘은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여름 극심한 폭염으로 에어컨 등 냉방기 가동이 크게 늘어난 데다 당시 전기 누진제 완화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전기 사용량에서 가정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3.5%에서 2018년 13.9%로 0.4%포인트(p) 늘어난 반면 산업용의 비중은 56.3%에서 55.7%로 0.6%p 감소했다. 가정용 전기 사용량의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컸던 것은 지난해 여름 일반 가정에서 냉방기 가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8월 가정용 전기 사용량은 전년 동월보다 23.3% 늘어난 8851GW로 가정용 전기 월별 사용량에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여름철 최대전력 대비 냉방으로 인한 전기 부하는 지난 2004년 20%를 돌파하더니 2015년 24.5%, 2016년 28.3%, 2017년 28.3%로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최악의 폭염으로 감안했을 때 더 높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일 서울은 39.6도로 1907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1년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31.4일로 평년 9.8일의 3배 이상이었고 1973년 이후 최다였다.
이에 따라 당시 정부가 '폭염에 따른 전기요금 지원책'으로 7~8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1·2단계 상한선을 100㎾h씩 완화한 것도 가정용 전기 사용량 증가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전력은 지난 22일 2018년 경영실적 보고에서 "지난해 국제 연료가격 상승으로 연료비 및 구입전력비가 증가해 2080억원의 영업적자를 봤다"면서도 "전기판매 수익은 여름철 전력 판매량 증가로 2조2000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조완제 기자 jwj@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