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야구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 감독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다.
김 감독은 22일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해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팀을 찾아 대표팀 구성과 일본 전력분석과 관련한 실질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김시진 KBO 기술위원장과 김평호 전력분석 총괄코치가 동행하기로 했다.
김 감독은 3월 1일까지 오키나와에 머물면서 일본 팀들의 시범경기와 KBO리그 팀들간 연습경기를 관전한 계획이다. 이번 오키나와 방문은 오는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에서 한국과 우승을 다툴 일본 대표팀의 전력 탐색이 주된 목적이다. 아울러 대표팀 선수 선발을 위해 KBO리그 각 팀 캠프에 들러 사전 작업도 벌일 예정이다.
김 감독은 "요미우리 등 일본 시범경기기 있고, 한국 팀들 캠프를 찾아가서 감독과 선수들을 두루 만나 볼 계획"이라며 "지금부터 (선수들을)익혀 놓아야 시즌 들어가서 좋은 선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23일과 24일 나하 셀룰라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라쿠텐 골든이글스전, 요미우리와 니혼햄 파이터스전을 관전한다. 김시진 위원장과 김평호 총괄코치, 전력분석 담당 KBO 기록원 등이 김 감독과 함께 일본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하기로 했다. 또한 25일과 26일에는 연습경기로 치러지는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라쿠텐전,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니혼햄전을 각각 지켜보기로 했다.
이어 25일부터는 KBO리그 팀들간 연습경기, 이른바 '오키나와 리그'를 살펴보는 일정이다.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가 김 감독이 머무는 동안 연습경기를 치른다. 김 감독은 각 팀을 고루 돌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선수 선발과 관련해 "지금 어떤 선수를 뽑는다고 얘기하기는 이르고, 감독 분들한테 선수들 추천도 받고 기술위원장하고 얘기도 듣고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이번 오키나와 일정은 프리미어12에서 만날 일본 선수들의 기량을 체크하기 위해 짜여졌다. 2015년 제1회 프리미어12에서 준결승에서 일본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2회 대회도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C조에 속한 한국은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경우 B조 1위가 유력한 일본과 맞붙게 돼 있다. 일본이 최강 전력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베일을 벗겨보겠다는 계산이다.
이번 프리미어12는 2020년 도쿄올림픽 예선전도 겸한다. 한국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오세아니아 국가들 가운데 6위 이내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둬야 본선행 티켓을 따낸다. 대회 2회 연속 우승과 올림픽 본선행을 함께 이루겠다는 게 김 감독의 목표다.
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11년 만이다.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할 당시 전력분석의 중요성을 실감한 김 감독은 일본 선수들의 실력을 고루 살필 예정이다. KBO가 지난 12일 대표팀 스태프 구성시 전력분석 파트를 대거 확충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표팀 사령탑이 상대팀 전력분석을 위해 캠프를 방문하는 건 지난해 2월 선동열 감독에 이어 김 감독 두 번째다. 전임감독제가 도입되면서 가능해진 부분이다.
김 감독은 "쉬는 동안 마음 편하게 지냈는데, 이제는 몸과 마음을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이제 시작한다는 마음이 든다"며 첫 출정을 앞둔 소감을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