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패션의 황제' 칼 라거펠트가 향년 85세의 나이에 타계하면서 한국과의 짧지만 강렬한 인연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1933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라거펠트는 14세 때 파리로 건너와 16세에 국제양모 사무국 주최의 디자인 콘테스트에서 여성용 코트 부문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오뜨쿠튀르에서 일하게 된 라거펠트는 피에르 발망에서 보조 디자이너로 시작, 1964년 클로에의 수석 디자이너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쌓는다.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거치다가 1983년 샤넬의 예술 감독에 취임하면서 그만의 재능을 발현해 침체기에 있던 브랜드를 다시 부흥시켰고 그 역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라거펠트는 한국과도 인연을 맺었다. 2015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샤넬의 '2015/16 크루즈 컬렉션' 패션쇼에서 한국 전통한복에서 영감을 얻은 옷들을 선보여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그는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글자"라고 극찬했다.
빅뱅의 지드래곤과의 인연도 비슷한 시기에 맺어졌다. 지드래곤은 태양과 함께 방문한 2014년 1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라거펠트를 처음 만나 인증샷을 남기며 "깊은 영감을 얻었다"고 존경을 표했다. 이어 10월 샤넬의 2015 봄/여름 컬렉션에 아시아 스타로는 유일하게 초청됐고 이듬해 샤넬 2016 S/S 오뜨꾸뛰르 컬렉션에도 참석하면서 1년에 한번 꼴로 라거펠트와 재회했다. 이듬해는 세계적 패션지 베니티 페어에서 기획한 라거펠트와 그의 친구들 화보집에 등장하면서 '패션계 절친'임을 다시 인증했다.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은 2012년 이 미국의 한 패션 매거진 화보에 모델로 참여했을 때, 라거펠트가 포토그래퍼로 참여해 한국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지난해 10월 프랑스 방문 당시 라거펠트가 디자인한 자켓을 입고 공식석상에 등장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이밖에 한혜진, 혜박, 수주 등 글로벌 스타가 된 모델들도 런웨이를 통해 라거펠트와 인연을 맺었다. 이들은 자신의 SNS에 라거펠트를 추모하는 사진과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