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수 DK가 MBC '복면가왕'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DK는 2017년 2월 5일과 2월 12일 방송된 '복면가왕' 49차 경연에 '사슴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닉네임으로 참가했다. 그는 방귀대장 스컹크, 이태원에서 놀던 달아, 천둥번개의 신 토르를 꺾고 가왕에 도전해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사실 '복면가왕'은 DK에게 많은 아쉬움이 남는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파워풀한 보컬로 무대를 사로잡긴 했으나, 정작 본인은 성대결절로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복면가왕'은 정말 한번 더 나가고 싶다. 너무 아쉽다. 당시에 성대결절이 와서 키도 많이 낮췄고 링거 투혼하는 상태에서 방송을 하게 돼서 평소보다 역량이 안 나왔다. 방송은 너무 감사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또 도전해보고 싶다. 망토를 입고 지팡이를 잡고 의자에 앉아있는 가왕이 그렇게 부럽더라."
사실 올해는 DK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남성듀오 디셈버가 아닌 솔로가수 DK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16일 '거짓말'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솔로 아티스트로의 변신을 알렸다. '거짓말'은 이별 뒤 시간이 흘렀음에도 한 사람을 잊지 못하는 남자의 아픈 마음을 노래한 곡으로, DK 특유의 담백하지만 힘있는 보컬이 인상적인 곡이다. 아무리 10년 내공을 쌓은 베테랑이라고는 해도 듀오에서 솔로로 변신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터. 그런 그에게 가장 힘이 되어준 건 묵묵히 곁을 지켜준 팬들의 존재다.
"솔로로 나온다고 하니 팬분들이 응원도 많이 해주시고 좋아해주셨다. 그래서 더 죄송하고 미안하고 그렇다. MBC '쇼! 음악중심' 이후 부산 대구 홍대에서 버스킹도 하고 달콤카페 베란다 라이브 투어도 할 생각이다. 서울 양재 상암, 광주 등에서 팬분들 5~60명 정도를 모시고 쇼케이스 겸 음감회를 할 생각이다. 일본 팬분들도 디셈버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의리를 지켜주고 계셔서 일본에도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DK의 솔로 변신에 가요계 대 선배들도 지원군을 자처했다. 그중에서도 KBS2 '불후의 명곡'을 통해 인연을 쌓은 김종서와 홍경민은 가장 고마운 선배 중 하나다.
"순위 프로그램에서는 내가 거의 제일 형인데 '불후의 명곡'은 내가 제일 막내다. 회식하거나 번개 모임을 한다고 하면 내가 전화해서 예약하고 세팅해놓을 정도로 막내다. 김종서 선배님, 홍경민 선배님이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 티칭도 해주셨다. 특히 김종서 선배님이 제일 그런 것 같다. 김종서 선배님은 내가 뭘 도와줬냐고 하실 수 있는데 나한테는 한마디 한마디가 다 도움이었다. 목이 안 좋았을 때 카페에 가신 선배님을 따라가서 조언을 구한 적 있다. 김종서 선배님이 소리를 내보라고 하시더니 '소리가 너무 무겁다, 깃털처럼 가볍게 떨어내는 감성으로 노래하라'며 직접 예를 들어주셨다. 기존에 서적을 보거나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알고 있었던 얘기임에도 실제로 대선배님이 육성으로 티칭을 해주시니까 텍스트보다 몇 배 이상으로 강력하게 다가와서 노래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됐다. 피와 뼈와 살이 되는 조언이었다."
DK는 앞으로 음악 프로그램 위주의 방송 활동과 실제 라이브 무대로 팬들과 소통할 생각이다.
"'너의 목소리를 보여줘' 등 음악 관련 예능을 하고 싶다. 음악 예능 외에는 '정글의 법칙'을 너무 하고 싶다. 재미있어 보인다. 위험한 거나 가재 뜯어먹거나 산짐승 사냥하는 거 나서서 다 할 수 있다. 김병만 선배님의 열혈 팬이기도 하다. 아니면 '진짜 사나이'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음악으로 인정받고 싶다. 최근 임창정 선배님 등이 굉장히 선전하셨고 인디신에서도 아티스트적 기량을 살려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발라드 보리고개'라고도 하지만 2~3년 전보다 훨씬 상황이 좋아졌다. 나도 그런 발라드 주자로 열심히 활동하고 싶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