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로키스 오승환(37)의 하루는 정말 바빴다. 쉴새 없이 훈련이 계속돼 메이저리그 캠프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9시부터 시작된 훈련은 몸풀기부터 수비훈련까지 2시간이 넘게 쉬는 시간없이 계속 이어졌다. 이날 오승환은 불펜피칭을 했지만 훈련에서 빠지지 않았다.
가볍게 몸풀기를 한 오승환은 캐치볼로 어깨를 달궜다. 롱토스로 어깨를 충분히 준비시킨 오승환은 불펜에 올라 30개의 공을 뿌렸다. 이틀 전 첫 불펜피칭에서는 직구와 체인지업을 던졌던 오승환은 이날은 직구와 커브를 구사했다. 투수코치의 지시에 따른 것. 불펜 피칭이 끝난 뒤 마무리 훈련을 하고 끝나나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오승환이 한참을 걸어 간 곳은 번트 연습장. 투수들이 번트를 연습하는 시간이었다. 오승환은 일본 프로야구 한신타이거즈와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때와 콜로라도로 옮긴 지난해 모두 지명타자제가 없어 상황에 따라 타석에 서기도 했다. 언제 타석에 설지 모르기에 번트 연습을 해왔지만 여전히 아직은 낯선 모습이었다.
번트가 끝난 뒤엔 또 구장을 옮겨 수비훈련을 했다. 이동하느라 바빴지만 중간에 만난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기도.
수비훈련에선 번트타구 잡아 3루로 던지기, 스퀴즈번트 잡아 홈에 글러브 토스, 공이 뒤로 빠졌을 때 홈 커버, 높이 바운드된 타구 잡아 1루로 송구하기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수비를 했다. 이 중 홈 커버 훈련 때는 주자가 오는 방향으로 서서 공을 잡았던 오승환에게 코치가 부상 방지를 위해 옆으로 서서 수비를 해야한다고 지도를 하는 모습도 있었다. 그동안 세인트루이스와 토론토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렀던 오승환은 "(훈련량이)다른 팀들보다는 좀 많다는 느낌이 있다"라고 말했다. 스캇데일(미국 애리조나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