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
'오늘도배우다' 30대부터 70대까지, 각 세대를 대표하는 다섯 배우가 한자리에 모였다.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는 MBN 예능 '오늘도 배우다(이하 '오배우')'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배우 김용건과 박정수, 이미숙, 정영주, 남상미와 김시중 CP가 참석했다.
'나혼자산다'와 '꽃보다 할배' 등을 통해 젠틀한 노신사의 매력을 발산해온 김용건은 단연 프로그램의 중심이다. 바라만 봐도 우아한 박정수, 고고함을 뽐내는 이미숙도 돋보인다. 카리스마 넘치는 뮤지컬 배우 정영주와 젊은 피를 담당할 30대 남상미까지 독특한 출연자 조합이 꾸며졌다.
다섯 배우는 '오늘도배우다'를 통해 가상현실(VR) 체험부터 방탈출 게임, SNS 하기, 핫플레이스 찾기, 혼자 코인 노래방 가기, 영어 회화 도전 등의 미션을 수행하며 그간 명품 배우 이미지와는 다른 허당 반전 매력을 선보이게 된다.
김시중 PD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에 대해 "어느날 아들이 '아빠는 인싸(인사이더)야 아싸(아웃사이더)야?'라고 묻더라. 기분 좋을 때 외치는 '아싸'인줄 알았다"면서 "나도 한때 X세대로 잘 나갔는데, 어느새 부모님 뿐만 아니라 아들과도 단절되고 집안에서 왕따가 되는 느낌이었다. 요즘 문화를 모르는 어른들 혹은 배우들이 배운다기보다 경험해보자는 기획이다. 버라이어티지만 관찰 포맷"이라고 강조했다.
정영주는 "오늘도 공부한다, 우리는 배우다 중의적인 제목"이라며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땀흘리며 덤비는 모습이 삶에 지친 분들께 힘이 되었으면 한다"는 출연 소감을 밝혔다. 박정수는 "원래 출연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지금은 덕분에 힐링이다. 안했으면 후회했을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김용건은 "다른 배우들은 예능이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전 '나혼자산다'에도 출연했고 예능을 좀 해보지 않았냐. 나이와 상관없이 배움이 얼마나 뜻깊고 소중하고 설레는 경험인지"라며 "5명 중 인싸는 그나마 정영주, 아싸는 박정수와 저"라고 꼽았다. 이에 박정수는 "저보다 김용건 오라버니가 더 인싸"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미숙은 "전 올드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막연하게 아는 것과 체험은 다르더라"면서 "젊은 사람들과 기성세대의 갭이 좁혀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현장에서 남다른 열정 덕분에 '남대표'로 불린다는 남상미는 "시청자들의 드라마 몰입에 방해될까봐 예능은 하지 않는 편인데, 이미숙 선배님이 '쟨 나보다 더 모른다'며 추천해주셔서 나오게 됐다"면서 "총 12부작인데, 이르지만 시즌2 제작될 수 있게 응원해달라"고 말해 좌중의 환호를 받았다.
박정수는 "맏손녀가 5학년인데 가끔 자음으로만 문자를 보낸다.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몰랐는데 요즘은 조금 알겠다"면서 "JMT(존맛탱)을 썼다가 손녀한테 혼났다. 세종대왕이 그러라고 한글 만든 거 아니라더라"고 고백해 현장을 웃음으로 물들였다. 박정수는 "이제 TMI(Too Much Information)도 안다"고 덧붙였다.
1984년생인 남상미는 출연자 중 단연 어리다. 출연자 중 바로 위인 정영주(71년생)와도 13살 차이가 난다. 하지만 남상미를 추천한 이미숙은 "지나치게 성실하고 요령이 없어 답답해서 재미있다. 신조어 같은 건 내가 더 많이 안다. 남상미는 5명 중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아싸'다. 휴대폰도 전화에만 쓰고 카톡도 안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남상미는 "진짜 '아싸'다. 인싸와 아싸의 기준이 호기심과 관심이라고 하면, 철저한 아싸인 셈"라며 "저희 딸이 어린이집 안다녔으면 진짜 0이었을 거다. 다른 엄마들과 메시지를 교환하다보니 눈치껏 알게 됐다. 집에 있을 때 TV도 잘 안본다. 제 작품만 열심히 본다. 1년에 1작품 찍으면 1년 내내 그것만 본다"고 답해 모두를 웃겼다.
김시중 PD는 프로그램 기획에 대해 "남자 1명에 여자 4명으로 기획하는데, 현빈이나 장동건이 있으면 여자 4분에게 집중을 못하지 않겠냐. 나이가 있고, 집중감이 없으면서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아닌 '남자'라는 느낌을 주는 출연자는 김용건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용건 선생님이 여배우 4명을 찍으셨는데, 솔직히 이분들은 아니다"라며 "박정수 이미숙 씨가 먼저 섭외됐고, 열정과다 정영주, 이미숙이 추천한 남상미가 합류했다"고 덧붙였다.
출연자들은 요즘 '딸기 게임'에 빠졌다며 제작발표회 도중 급딸기게임 삼매경에 빠지기도 했다. 이들은 "이게 몇주째 연습해서 이정도다. 젊은 애들은 스피드가 다르더라", "밤에 자다가 딸기 게임 하는 꿈도 꿨다", "벌써 긴장해서 입술이 마른다" 등 딸기 게임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영주는 최근 '베르나르다 알바'의 타이틀롤을 맡아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에 대해 정영주는 "상은 당일날만 기쁘고 다음날부턴 족쇄처럼 느껴진다. 배우로서 가야할 길에 단단한 책임감을 갖게 된다"면서 "여우주연상은 60살쯤 연기맛을 좀 알았을 때 받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이젠 60살에 다시 한번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영주는 '뮤지컬에 나온 노래 한소절 해달라'는 MC의 요청에 "제가 하면 다른 배우들도 이런 자리에서 불러야한다. 전 선배로서 그러지 말아야하는 책임이 있다"고 딱 잘라 거절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미숙은 "줄서서 기다리는 문화가 가장 낯설었다. 뭔가를 그렇게 큰 기대감을 안고 기다려본 적도 없고, 기다리게 두지도 않는 직업이다. 기다림을 음미하는 시대를 살지 못했다"며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고 남다른 심경을 드러냈다. 박정수는 최근 출연한 '할리우드에서아침을'에 대해 "방송 촬영전 한달 반 사이에 영어를 마스터해야 했다. 체중이 빠질 만큼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오배우'는 행복이다. 첫회 VR체험은 괴로웠지만, 2회부터는 행복했다. 촬영하는 하루하루가 설렌다"며 미소지었다.
남상미는 "'오배우'를 볼 때는 저희 직업이 연기자임은 잠시 잊어주시고, 작품을 보실 때는 '오배우'를 잊어주시라"면서 "이 프로그램 때문에 인스타그램도 새로 만들었다. 해보니 재미있고 또다른 메시지가 있더라. 열심히 인별할 테니 기사 많이 써달라"고 웃었다.
이미숙도 "인싸부터 아싸까지, 온가족이 모여 함께 볼 수 있는 시트콤 같은 예능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정영주는 "3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를 대표하는 5명이다. 자기 시대에선 인싸"라며 "저흰 문화 열외자가 아니라 새로운 문화에 도전하는 것을 즐길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시중 PD는 "요즘 애들이 신서유기를 보는 사이 어른들은 가요무대를 보지 않냐"면서 "'오배우'는 온 가족이 다 같이 보는 프로가 될 거다. 어른들이 저희 프로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저거 재미있어 보인다. 다음주에 같이 가자'고 하는 모습을 상상한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인싸가 되어 인생을 즐기자"를 외치는 '찰떡궁합 200%' 다섯 배우의 신문화 트렌드 도전기 MBN 새 예능 '오늘도 배우다'는 14일(목) 밤 9시 30분 첫 방송된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