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주자창에서 음주운전 적발된 배우 김병옥이 결국 JTBC 드라마 '리갈하이'(박성진 극본, 김정현 김상호 연출)의 하차를 결정했다. 사건 하루만에 스스로 하차를 요청하면서 제작진의 부담을 덜어줬다.
김병옥의 소속사 더씨엔티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소속 배우 김병옥씨는 최근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잘못을 통감하고 자숙의 시간을 갖고자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소속사는 "지난 수개월 동안 함께 드라마를 준비하고 제작해 왔던 방송국 및 제작사 관계자분들과 배우 및 스태프분들 그리고 드라마를 애청해주신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 "작품에 참여한 배우로서 잘못을 통감하며 드라마 하차를 통하여 '리갈하이' 측에 피해가 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다시 사과했다.
김병옥은 일본 원작을 리메이크한 '리갈하이'에서 B&G 로펌 대표 방대한 역으로 출연하고 있었다. '리갈하이' 측은 김병옥의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진 뒤 하차여부를 고심해 왔다.
'리갈하이' 제작진은 13일 공식입장을 통해 "제작진은 배우 김병옥씨의 음주운전 적발 건과 관련하여 배우 측과 진중한 논의를 나눈 끝에 프로그램 하차를 결정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해당 배우가 맡은 극 중 배역의 중요도를 고려해 이미 촬영이 완료된 8회 이후, 적절한 시점에 극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하차하는 방향을 고려 중입니다"라며 "시청자 여러분에게 불편을 끼친 점 깊은 양해의 말씀 드리며 끝까지 좋은 드라마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전했다.
앞서 김병옥이 출연할 예정이던 JTBC '한끼줍쇼'도 12일 결방 결정을 내렸다. 당초 13일 오후 방송분에서 '리갈하이'의 주역인 김병옥과 진구가 출연한 편을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재방송이 대체 편성됐다.
연예인이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키면 통상 출연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김병옥의 경우는 음주 후 대리기사를 불러 자신의 아파트까지 온 뒤 주차 과정에서 핸들을 잡다가 주민 신고로 적발된 케이스라 동정론이 일었다. 일반 도로 위 음주운전과는 다르기 때문에 하차는 가혹한 것 아니냐는 일부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음주운전에 대한 각성의 여론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주장이 힘을 받았고 김병옥 역시 같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병옥도 12일 밝힌 보도자료에서 일체 변명을 하지 않고 사과했다.
김병옥은 12일 새벽 1시쯤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주차장에서 이상하게 운전하는 차량이 있다"는 한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이미 귀가한 김씨를 적발했다. 김병옥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85%였다.
경찰 측은 "김씨가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해 개요를 작성한 서류에 서명을 받은 뒤 복귀했고 조만간 김씨를 불러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며 "김씨는 음주운전 전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김병옥은 극단 목화 출신의 베테랑 연극배우로 1983년 연극무대로 데뷔한 뒤, '올드보이'·군도·내부자들·인천상륙작전 등에 출연하며 선굵은 연기로 호평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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