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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충격과 파격"…'사바하', '사제들' 잇는 웰메이드 韓오컬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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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3년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영화를 열심히 만들었다. 피를 토하고 뼈를 깎으면서 만든 영화다."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목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사바하'(장재현 감독, 외유내강 제작).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사바하'(장재현 감독, 외유내강 제작)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신흥 종교의 비리를 찾아내는 종교문제연구소 박목사 역의 이정재, 한적한 마을의 평범한 정비공이자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와 관련된 인물 나한 역의 박정민, 같은 날 태어난 쌍둥이 언니 때문에 몸과 마음에 상처가 남은 금화 역의 이재인, 신흥 종교의 실체를 파헤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박목사의 조력자 해안스님 역의 진선규, 그리고 장재현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사바하'는 위험에 빠진 소녀를 구하려는 두 사제의 이야기를 그려 무려 544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오컬트 영화 '검은 사제들'(15) 장재현 감독의 신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구마 사제라는 전에 없던 소재를 새로운 장르로 변주, 한국영화계 오컬트 장르의 신기원을 일으킨 장재현 감독의 두 번째 오컬트 장편 영화 '사바하'는 '사슴동산'이라는 가상의 신흥 종교를 소재로 한층 강렬하고 과감한 미스터리와 서사를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강력한 서스펜스로 긴장감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촘촘하게 엮은 미스터리로 장재현 감독만의 세계관을 펼쳐낸 '사바하'. 전작보다 더욱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스토리와 전개, 그리고 반전으로 보는 이들의 122분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여기에 '사바하'는 탄탄한 내공의 연기력과 강력한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대세 배우' 이정재와 매 작품 평범함을 거부하는 새로운 도전으로 놀라움을 선사해온 '충무로 블루칩' 박정민이 가세해 눈길을 끈다. 여기에 '사바하'의 중심이자 사건의 시작이 된 금화를 완벽히 소화한 '충무로 루키' 이재인을 비롯해 정진영, 진선규, 이다윗 등 탄탄한 연기력으로 '사바하' 속 존재감을 드러냈다.

'도둑들'(12, 최동훈 감독)을 시작으로 '암살'(15, 최동훈 감독) '신과함께-죄와 벌'(17, 김용화 감독) '신과함께-인과 연'(18, 김용화 감독)까지 '콰트로 천만' 기록을 보유, 남다른 흥행력을 자랑한 이정재는 '사바하'를 통해 데뷔 이래 첫 오컬트 장르에 도전, 뛰어난 언변과 직감을 지닌 인물의 개성을 완벽히 표현해냄과 동시 점점 큰 혼란으로 빠져드는 사건을 파고들며 흔들리고 고민하는 박목사의 복합적인 감정을 완벽히 소화해낸 역대급 파격 변신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한 '동주'(16, 이준익 감독)로 제37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 이후 '그것만이 내 세상'(18, 최성현 감독) '변산'(18, 이준익 감독) 등에서 연기력을 입증받은 박정민은 '사바하'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과 낮게 깔린 음성, 탈색한 헤어스타일까지 기존에 보지 못했던 미스터리하고 위태로운, 다크 캐릭터로 변신하며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날 이정재는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얼마나 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장재현 감독과 동료 배우들과 함께 논의하며 이야기를 끌어가려고 했다"며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내가 상상했던 목사 캐릭터는 아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무엇이냐?'라고 물었는데 박목사라고 하더라. 시나리오를 다 읽고 나니 마음에 상처가 있고 이 상처를 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캐릭터더라. 한편으로는 신에게 반항할 때도, 한편으로는 신에게 의지하는 위태위태한 인물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작에서 보여준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크다. 주로 내가 도전해보지 않았던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선택하려고 한다. '사바하'는 그 당시 제안받았던 작품 중 가장 재미있었고 생각해보니 내가 해보지 못한 장르더라. 이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 오랜만에 결이 다른 작품을 찍게 돼 촬영 때부터 고민도 많이 했다. 감회가 새롭다"고 고백했다.

박정민은 "내가 촬영한 영화고 시나리오를 봤지만 꽤 재미있게 영화를 봤다. 개인적으로, 내 연기에 대한 초조함보다 영화 한 편에 대한 100% 응원이 들어간 작품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야기가 주인공인 이 영화의 서사가 많은 분께 잘 다가가서 느껴지길 바란다. 영화를 보면서 계속 '파이팅'을 외친 작품인 것 같다"고 곱씹었다.

최근 '극한직업'(이병헌 감독)을 통해 '1000만 배우'로 등극한 진선규는 "1000만 기록을 가질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 주변에서 '사바하'도 1000만 기운을 불어넣어달라고 하는데 조금씩 불어넣어보겠다. 며칠 전까지 웃다가 이렇게 진중한 자리에 오게되니 적응이 안된다. 그래도 새로운 영화로 받아들여져 너무 기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일단 이런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영광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장재현 감독과 이재인 배우에게 팬심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범죄도시'와 다른 빡빡이로 등장할 수 있어 기쁘다. 지금은 도에 대해 생각하고 선에 대해 생각하는 순화된 캐릭터인 것 같다. 실제로 지적인 스님을 찾아보기도 했다"고 캐릭터에 임한 자세를 밝혔다.

이정재는 "첫 영화라고 하던데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지 몰랐다"라는 평을, 박정민은 "촬영이 지속될 수록 어른의 모습을 보이는, 성숙한 모습이 보였다. 정말 잘될 것 같은 배우다"라며 극찬을 받은 이재인 "장재현 감독과 선배 배우들에게 칭찬을 받아 몸둘바를 모르겠다. 같이 촬영하면서 배우기도 하고 그러면서 작품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수줍게 소회를 전했다. 또한 1인 2역을 소화한 것에 대해 "두 캐릭터의 차별화를 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장재현 감독은 "이 이야기는 '검은 사제들'과 달리 처음부터 구상할 때 세 가지 인물이 등장한다. 신을 찾는 사람, 악을 쫓는 사람, 그리고 그 중간의 사람이다. 그 누구의 이야기가 아닌 서사가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캐릭터의 밸런스가 중요했는데 배우들이 정말 잘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긴장감을 위해 영화 중간 장르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사운드, 촬영, 동물들을 통해 장르적인 요소들을 가져가고 후반으로 갈수록 앞의 이야기와 다르게 템포감 있게 연출을 하려고 했다"며 "박목사의 캐릭터는 실제 내 모습이 많이 투영된 캐릭터다. 세상이 불합리하고 어두울때면 '신이 과연 있을까?' 의문을 갖는다. 결국 사람들이 종교를 만드는 것을 찾다 보면 신의 존재에 대한 궁금증과 공허함이 남는 것 같다. 박목사 역시 마찬가지다. 신을 찾으려다 악을 만났다라는 걸로 시작한 영화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장재현 감독은 "모태신앙을 가진 기독교인이다. 전작은 신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궁극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라 생각한다. 나는 유신론자로서 사람은 선하다고 믿는다. 가끔 세상을 보면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지 않아 슬프더라. 의심이라기 보다는 원망이 많았다. 어떤 일에는 희생이 있어야 한다. 반항아적인 유신론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나의 모습이 '사바하'에 많이 담겼다"며 "'검은 사제들' 촬영 전 무속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다. 재미있었던 점이 기독교와 불교가 다른 것은 불교는 악이 없다는 것이다. 불교는 선에서 악으로 변하기도 하고 악에서 선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런 요소들에 푹 빠져서 '사바하'를 만들게 됐다. 최대한 불교의 기본 베이스를 최대한 벗어나지 않게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작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사건의 발달이 된 금화를 소화한 이재인에 대해 "너무 모든 것을 잘 소화했다. 나이와 경험에 비해 신을 이해하고 종교적인 지식도 많이 가지고 있는 배우였다. 소통하는데 너무 좋았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장재현 감독은 "3년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영화를 열심히 만들었다. 피를 토하고 뼈를 깎으면서 만든 영화다. 배우들도 제작진도 열심히 만든 작품이다. 많은 응원 바란다"고 설움의 눈물을 흘려 박수를 받았다.

한편, '사바하'는 이정재, 박정민, 이재인, 정진영, 진선규, 이다윗 등이 가세했고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