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투수'는 달랐다.
선동열 전 야구 대표팀 감독은 최근 일본 오키나와에서 머물렀다. 지난해 11월 대표팀 감독직에서 자진 사퇴한 후 모습을 보기 힘들던 선 감독이지만, 이번 오키나와 방문때 오랜만에 취재진과 마주했다.
선동열 감독이 오키나와를 찾은 이유는 온나손 지역 관계자들과의 친분 때문이다.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맡았던 때부터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고, 삼성이 현재까지 온나손 구장을 훈련 장소로 이용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선 감독 덕분이다. 온나손 명예 홍보대사이기도 한 선 감독은 지역 행사 참가차 오키나와에 들어왔다.
동시에 반가운 얼굴도 많이 만났다. 오키나와에는 일본프로야구(NPB)와 KBO리그의 다수 팀들이 현재 스프링캠프 훈련 중이다. 특히 1996~1999년 선수 생활, 2003년 2군 코치 생활을 했던 주니치 드래곤즈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졌고,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관계자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지난 11일 두산 캠프에 잠시 들러 격려 인사를 남긴 선 감독은 12일 주니치와 KIA 연습 경기를 방문했다. '선동열'을 알아본 주니치팬들이 사인 요청을 하는 등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주니치, KIA의 투수들의 불펜 투구를 짧게 지켜본 선 감독은 13일 두산 캠프를 다시 찾아 불펜에서 투수들을 살폈다.
'투수들을 한번 점검해달라'는 전 풍 사장, 김태룡 단장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인 선 감독은 2시간 넘게 훈련을 지켜보고 선수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이영하는 1대1 특별 레슨까지 받았다.
선동열 감독의 등장에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취재차 머물고 있는 취재진이 선 감독의 동선에 따라 함께 움직였다. 선 감독이 당초 12일 두산 캠프에 오기로 했다가, 주니치 감독의 요청에 따라 연습 경기가 열리는 차탄 구장으로 일정이 변경돼자 여러 취재진들이 급하게 이동하기도 했다. 또 선동열 감독의 평가나 레슨 과정이 실시간으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짧지만 알찬 일정을 보낸 선동열 감독은 "12일까지 지역 행사가 다 끝나서 14일에 한국에 들어간다"며 웃음을 지었다.
오키나와=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