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키울 '뉴(new) NFC(축구종합센터)' 사업을 시작했다. 총 24개 지자체가 축구종합센터 건립 용지 선정을 위한 유치 신청서를 냈다. 24대1의 높은 경쟁률이다. 총 사업비가 1500억원(추산)에 달하고, 부지 규모만 33만㎡로 2001년 11월 완공된 파주NFC의 3배다. 한마디로 KFA와 한국 축구의 미래가 걸린 대형 프로젝트다. KFA는 이 사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KFA가 꾸린 선정위원회는 1차 서류 심사, 2차 프레젠테이션 심사, 3차 현장 실사 후 우선 협상자 1~3순위를 정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스포츠조선은 새로운 축구종합센터는 '이런 곳이어야 한다' 기획 시리즈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이번 KFA의 새 축구종합센터 건립 용지 선정 유치 신청 접수에 전국 24개 지자체가 뛰어들었다. 광역시 및 특별시(2곳)로는 울산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가 신청서를 냈다. 경기도(6곳)에선 이천시, 안성시, 김포시, 하남시, 여주시, 용인시, 경상북도(6곳)에선 경주시, 문경시, 영천시, 영주시, 상주시, 예천군, 경상남도(3곳)에선 양산시, 남해군, 합천군, 전라북도(3곳)에선 군산시, 남원시, 장수군, 충청남도(2곳)에선 아산시, 천안시, 충청북도(1곳)에선 괴산군, 전라남도(1곳)에선 순천시가 유치 신청서를 냈다.
선정위원회(비공개 원칙)를 꾸린 축구협회는 1차 서류 심사를 진행 중이다. 24곳 중 절반이 1차 서류 심사에서 탈락하게 된다. 축구협회는 선정 심사 기준까지도 외부 공개를 꺼리고 있다.
새 축구종합센터에 대해 아무런 윤곽이 나오지 않았지만, 역시 수도권 쪽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사실이다. 역시 이동 문제가 첫번째 이유로 꼽힌다. 각급 대표팀이 국제 대회에 나서야 하는만큼,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으로의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갈수록 늘어나는 해외파들의 동선도 감안해야 한다. 여기에 잘 구축된 각종 편의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하지만 눈길을 조금 돌려볼 필요도 있다. 지방으로 시선을 바꿀 경우의 장점도 만만치 않다는 의견도 많다. 우선 미세먼지의 공포가 심해지고 있는 지금, 수도권과 비교해 쾌적한 훈련여건을 제공할 수 있다. 넓은 임야가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을 고려한 충분한 여유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저렴한 땅값으로 인해 건설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다.
사실 접근성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비행기와 KTX의 발달로 전국은 이제 2시간 생활권이다.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접근에 큰 문제가 없다. 축구종합센터는 수도권이 아닌 한국축구 전체를 위한 공간이다. 각급 대표팀은 수도권 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 뽑힌 선수들로 이루어진다. 연령별 대표팀의 경우, 지방 출신들이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뿐만 아니다. 축구종합센터에서는 P급 라이선스를 위시로 한 각급 지도자 교육과 심판의 육성 및 양성을 위한 교육, 축구발전을 위한 각종 세미나 등이 1년 내내 이어진다. 참가자들 역시 지방에서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굳이 수도권에 자리할 필요가 없다.
KFA는 이번 새 축구종합센터에서 수도권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훈련 여건이 얼마나 좋은지 우선적으로 판단하고, 건설 비용 등 재정 자립에 필요한 방안들을 고려해야 한다. 접근성이 먼저일 필요가 없다. 축구종합센터는 거대한 사업이다. 단순히 한국축구의 새로운 메카를 짓는 일이 아니라, 국토 지형도를 바꿀 수도 있는 일이다. 좋은 예가 있다. 일본축구는 1997년 도쿄에서 270㎞ 떨어진 후쿠시마현에 최첨단 훈련센터인 'J빌리지'를 완공했다. 구장, 숙박시설, 연회장, 컨벤션센터, 축구박물관 등이 들어선 J빌리지는 단숨에 후쿠시마현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J빌리지는 흑자 경영에도 성공했다. 지자체, 특히 지방 쪽에서 이번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강한 열망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토 균형발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