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3월 A매치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A대표팀 차출 면면에 새얼굴들이 포함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벤투 감독 및 포르투갈 코칭스태프들이 유럽에서 활동하는 예비 태극전사들을 현장 체크 중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1일 "벤투 감독 및 코치들이 2월초 포르투갈로 출국했고, 유럽에서 우리 대표 선수들을 점검할 예정이다"면서 "그 대상 선수로는 기존 대표로 뛴 선수와 더불어 이강인 백승호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과 포르투갈 코치들은 정한 일정에 맞춰 잉글랜드(EPL) 스페인(프리메라리가) 독일(분데스리가) 이탈리아(세리에B) 프랑스(리그1)등으로 이동해 태극전사들을 체크하게 된다. 축구협회는 이들의 구체적인 동선을 비공개했다. 잉글랜드에서 손흥민(토트넘), 스페인에선 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지로나), 독일에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희찬(함부르크) 이청용(보훔) 정우영, 이탈리아에선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프랑스에선 권창훈(디종) 석현준(랭스) 등이 뛰고 있다.
벤투 감독은 이미 2019년 아시안컵과 그 전 친선경기 때 차출했던 손흥민 지동원 이재성 황희찬 이청용 이승우 석현준에 대해선 파악을 끝냈다. 이 선수들의 장단점과 기량 그리고 A대표팀 내에서의 경기력까지 구체적인 데이터를 갖고 있다. 한 선수 관계자는 "현장에서 최신 경기력과 몸상태 그리고 팀내 위치 등을 확인하는 차원의 방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인 백승호 정우영 그리고 권창훈의 경우는 의미가 다르다. 이 4명은 아직 벤투호에 승선한 경험이 없다. 이강인 백승호 정우영은 한국 축구의 미래다. 젊고 아직 A매치 경험이 없다. 현재 소속팀에서도 주전급이 아니다. 이강인은 한국인으로 역대 다섯번째로 스페인 정규리그에 데뷔했다. 지난달 30일 헤타페와의 스페인 코파델레이(국왕컵) 8강전에서 환상적인 크로스로 팀 승리에 앞장섰고, 마침내 1군에 공식 등록했다. 백승호도 최근 프리메라리가 신고식을 치렀다. 정우영도 지난해 11월 유럽챔피언스리그 벤피카전에 교체 출전하며 1군 경기 맛을 봤다. 정우영은 이후 뮌헨 2군이 출전하고 있는 독일 레기오날리가(4부)에서 물오른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지난해 러시아월드컵에 불참했던 권창훈은 지난해말 복귀 후 2골을 기록하며 정상 궤도 진입을 앞두고 있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서 기대이하의 성적인 8강에 그쳤다. 그는 이제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려고 한다.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전은 오는 9월부터 시작한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 이후 "세대교체를 거론하는 건 너무 이르다"면서 관찰 선수의 범위를 좀더 확대하겠다는 말도 했다.
한국 축구는 최근 기성용(뉴캐슬)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10년 이상 태극마크를 달았던 두 베테랑 미드필더가 사실상 벤투호의 전력에서 이탈했다. 남태희(알 사드) 황인범(밴쿠버) 등 대체 자원들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9월까지의 시간은 새로운 젊은 유망주를 면밀히 살펴 국가대표 차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다. 국가대표 골키퍼 출신 김병지 해설위원은 "이강인을 이번에 대표팀에 차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벤투 감독과 코치들은 3월초 귀국해 차출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3월 A매치는 두 차례 잡혀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직 상대를 발표하지 않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