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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한화캠프 정근우 '메기 효과' 개막이후에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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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긴장감이 감돈다. 변화 중심에 베테랑 정근우(36)가 있다. 딱히 내야수도, 그렇다고 외야수도 아니다. 정근우는 2개의 글러브(내야수, 외야수), 3개의 1루수 미트를 챙겨 캠프에 합류했다. 1루수 미트는 여러 개를 착용해보고 손에 맞는 것을 택하기로 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정근우는 1루 수비훈련 뿐만 아니라 외야 수비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야는 중견수 훈련이 많다"며 "정근우가 중견수 자리에 위치하자 다른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한용덕 감독님이 강조하신 건강한 팀내 경쟁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정근우 효과'는 한화 야수진에 '메기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긴장과 파이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흐름은 스프링캠프를 넘어 개막 이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근우의 중견수 활용 가능성은 두 가지 이유로 좀더 설득력을 갖는다. 첫 번째는 1루수 김태균의 부활 신호다. 정근우는 지난해 2루 수비에서 실책을 쏟아냈다. 무릎 수술 뒤 재활에 성공했지만 세월과 함께 기동력이 조금씩 떨어졌다. 2군에서 절치부심한 정근우는 국가대표 2루수라는 자신의 텃밭을 강경학-정은원 등 후배들에게 내주고 좌익수를 거쳐 1루에 안착한 바 있다.

올시즌에는 1루 터줏대감인 김태균이 더 많이 미트를 끼고 선발출전할 조짐이다. 한용덕 감독은 "김태균이 준비를 착실하게 잘 했다. 김태균만 건강하다면 현재로선 1루를 맡길 생각이다. 1루 백업으로 이성열과 정근우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과 이성열, 정근우는 지명타자도 겸하게 된다.

두 번째는 외야 수비의 효율성. 정근우는 지난해 좌익수로 뛰었지만 수비가 매우 불안했다. 코너 외야수는 휘어지는 공중볼에 대한 대처가 필수다. 내야수로 땅볼 처리가 잦았던 정근우로선 빠른 시간내 대처가 쉽지 않았다. 중견수는 수비 범위가 넓지만 타구 처리는 오히려 수월한 측면이 있다. 정근우는 아주 드물었지만 중견수 경험도 있다.

정근우가 중견수로 오면 이용규를 좌익수로 활용할 수 있다. 제라드 호잉은 붙박이 우익수다. 이용규-정근우-호잉으로 외야가 꾸려지면 타선이 강화된다. 1루 김태균-지명타자 이성열로 폭발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 정근우는 최근 4시즌 연속 두자릿 수 홈런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허약했던 한화 외야의 장타력 보강에도 긍정 신호다.

관건은 정근우의 외야 수비 적응이다. 아무리 야구센스가 뛰어난 정근우라고 해도 전공을 내야에서 외야로 전향하는 것은 쉽지 않다. 빠른 발이 도움은 되겠지만 외야 수비의 기본은 빠른 타구 판단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집중훈련을 통해 몸에 익히고 있다. 정근우의 긍정 마인드도 훈련 성과를 높이고 있다.

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등을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릴 참이다. 한용덕 감독은 변화에 대한 불안감보다는 자신감을 토대로 과감함을 자주 선택해 왔다. 정근우 외야 카드 역시 파격이지만 분명 실전 대비용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